YS에서 박근혜로… 이젠 중립지대에 선 김무성
- 또 다른 선택의 1년 임기 그의 정치력 시험무대 될 것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4선·부산 남구을)이 지난 4일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된 이후 정가에서는 그의 남다른 정치 역정(?)에 관심을 보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는 10일 김영삼 전 대통령(YS)을 예방, 신임 인사를 할 예정이다.
그는 YS가 야당 총재 시절에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문민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 비서관, 사정비서관, 내무부 차관을 지냈고 YS의 공천으로 15대에 첫 금뱃지를 달았다.
여기에 그가 18대 총선에서 공천 대학살의 피해자가 되어 낙천.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했을 때 YS가 직접 부산에 내려와 김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주며 "앞으로 김무성은 대통령도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껏 치켜세워줘 가볍게 살아 돌아온 일은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는 일화.
한마디로 김 원내대표는 YS로부터 정치를 배우고 한단계씩 성장해 온 '상도동 계보의 직계라인'이다.
이처럼 상도동의 그늘을 떠나서는 살수 없을 것 같은 김 원내대표도 지난 17대 대선과정에서 YS의 '뜻'을 따르지 않았던 적이 있다.
당시 YS는 이명박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통일 민주당 세력을 비롯해 모든 정치적 지원을 아낌없이 베풀며 이 후보의 선거 운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했다.
정가에서는 그가 당연히 YS의 뜻을 쫓아 이 후보의 선거운동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MB캠프에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김 원내대표는 친박계의 좌장으로 불렸고 범 친박진영을 아우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맨 앞에서 진두지휘하며 친이계와의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 민추협 인사는 "김무성이 박 캠프에 몸 담을 줄 몰랐다. 워낙 YS에게 받은게 많은 사람이라 당연히 MB를 적극 도울 줄 알았다"며 "당시 상도동은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무렵 정가에서는 그가 YS의 상도동계를 이탈해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즉 정치적 주군인 YS의 품을 떠나 박 후보의 킹메이커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만드는 칼을 뽑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의 '홀로서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박 후보는 경선에 패했고 친이계는 대선까지 승리했다.
이런 상황 끝에 김 원내대표는 18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당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우여곡절을 겪고 입성한 김 원내대표는 또 다른 선택을 한다. 즉 YS의 상도동계를 이탈해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하는 듯 했던 그는 친박계와의 결별을 선택하고 중립지대에 섰다.
김 원내대표는 세종시 정국에서 MB의 수정안을 찬성하고 나아가 사법기관 이전을 담은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원안파인 박 전 대표와 등졌다.
현재까지 박 전 대표는 그의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의총장에 박 전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친박 측은 김 원내대표의 '이탈'에 냉랭한 반응이다.
이에 대해 보수시민단체의 관계자는 "김 의원이 걸어온 계보 이탈의 정치 행보를 보면 그가 썩 내키지 않는다"고 말한 뒤 "하지만 과거 민추협 시절부터 쌓아온 경륜에, 친이-친박계를 넘나들 정도로 친화력이 대단하다는 평이 많다"면서 "그의 정치력으로 막힌 여야 관계가 뚫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쨌든 YS에서 박근혜로 이제는 중립지대에 서 있는 김무성 원내대표의 1년 임기가 시작됐다. 동시에 그의 정치력을 볼 수 있는 1년도 이제 시작됐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mkpeace2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