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삼 의원, 北 응징 앞둔 군을 조롱거리로?
- [기자의눈]아랫사람 대하듯 군수뇌부에 호통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은 이상의 합창의장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의 군번 줄 미착용을 아랫사람 대하듯이 크게 나무랐다.
이진삼 의원은 이어 김태영 국방장관의 "군번불은 전시에 꼭 가져가는 것"이라는 해명에 "정신 나갔구만. 저러니까 국민들이 국방장관 보고 뭐라하는 게 아니냐."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퍼부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사가 1일 인터넷 포탈사이트 등에 올라옴에 따라 김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는 일부 네티즌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현재, 군은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를 대비, 응징 태세에 나선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오는 2일 방송 예정인 KBS1TV '일요진단'과의 녹화에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의 발언에 동의한다"면서 "우리 장병들을 순국하게 한 세력에 대해선 어떤 형태든 간에 분명한 응징이 이뤄져야 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런 마당에 군 수뇌부가 응원을 받기는 커녕, 한 국회의원으로부터 공개적으로 혼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불명예스런 내용이 수많은 부하 장병들에게 그대로 노출될 수 있고, 이로 인한 군 수뇌부의 권위가 무너지면서 군의 기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군 수뇌부가 '군기가 빠졌다'는 질타를 공개적으로 받은 상황에서 부하 장병들의 군기를 강조하기엔 뭔가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육군참모총장 출신이다. 그렇다면 선배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현역 군 수뇌부를 비난하는 모습은 선배의 모습이 아니다.
더불어, 국회 국방위에 불려나온 장성들이 군번줄을 착용하지 않은 것 하나를 가지고 '군기가 빠졌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너무 '오버'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저렇게 군을 우습게 아니, 군이 이모양 아니냐'라는 개탄도 나올 법 하다.
결과적으로, 이 의원의 호통이 우리 군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보다는 우리 군을 조롱거리로 내몰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