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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4-28 20: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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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히말라야 14좌

아직 어둠이다.
태양이 비치기 전이다.
등정을 감행한다.
히말라야를 오른다.
태양이 환하게 비치면,
신들도 깨어난다.
깨어난 신들이 인간의 도전을 훼방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둠에서는,
절대능력만 통한다.
엉성한 능력은 통하지 않지만,
수 천번의 반복으로 단련된 능력은 통하는 것이다.
온 정성을 다하여 삼가한 마음은 하늘도 감응하는 것이다.
 
태양이 비칠 것이다.
그 전에 벌써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태양이 비추어 진다하여도,
이미 그 이전에 출발한 도전은 유효한 것이다.
세상은 새롭게 쓰여 지는 역사에 환호할 것이다.
히말라야는,
새로운 역사로 쓰여 지게 될 것이다.
 
4월 27일이면,
그런 새로운 역사가 탄생될 것이다.
한 동안은 아무도 깰 수 없는 새로운 역사가,
태양이 비치기 전에 태동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 산악인 오은선!
키 155센티미터의 체구가
온 정성을 다하여 준비하였으니,
하늘조차도 감응하여 세계 최고 14좌를 완등을 이룰 것이다.
 
숨죽여 기다린다.
그 위대한 역사의 순간을,

글쓴일: 2010년 4월 22일



2. 오! 은선
-여성 세계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성공-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과 싸우는 과정이다.
 
펼쳤다.
그래서 장엄한 것이 아니라,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게 하여 장엄한 것이다.
형언할 수 없는 장엄함이다.
인간의 언어를 다 빨아드리는 광경이다.
그래도 행할 수 있다면 그것은 비장함이다.
장엄함에 도전하는 비장감이다.
 
안나푸르나(해발 8,091미터)
그곳은 산의 영역이 아니다.
그곳은 신의 영역이다.
신은 자신의 영역이 인간에게 침범당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신이 가진 마지막 자존심이다.
그것에 도전하는 인간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이다.
신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하여 인간을 거두는 것이다.
 
용서,
그것은 살아있는 자만의 특권이다.
도전,
그것은 살아있는 인간만의 특권이다.
 
용서는 과거의 영역이다.
그것이 종점이 되기 때문이다.
도전은 미래의 영역이다.
그것이 기점이 되기 때문이다.
용서는 가능을 만드는 종점이다.
도전은 불가능을 제거하는 기점이다.
 
오! 은선,
도전에 나선다.
체구 155센티미터이다.
그녀가 도전하려는 것은
여성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다.
그 기록이 목표는 아닐 것이다.
불가능이기에 도전한 것일 거다.
그냥 불가능이 아니라,
신의 허하지 않는 불가능에 도전인 것이다.
 
신이 분노한다.
불가능을 움켜쥐고 있는 신이다.
히말라야의 신은 인간의 가능을 좌절케 하는 것이다.
신은 그 처음에는 무시무시한 눈사태를 내린다.
그 올가미에 걸리기만 하면 누구도 온전할 수 없다.
그리고서 건드리기만 하면 폭발하는 부비트랩처럼
곳곳에 크레파스를 숨겨 놓고서 생명을 기다린다.
그도 안통하면 화이트아웃(거리를 분간할 수 없게 세상을 백색으로 만든다)을 펼친다.
그 가공력이 노리는 것은 목숨이다.
신은 자신의 영역을 그렇게 지켜내려는 것이다.
 
내내 묵언이다.
말 한마디라로 내뱉으면
신의 알아차리고 내칠 것이다.
걸음을 허하지 않으려고 준비할 것이다.
신에게 들키지 않는 말의 삼감이다.
숨소리도 죽였다.
행여 거친 호흡이라도 들키면,
가파름을 오르지 못하게 폭풍을 보낼 것이다.
 
말을 아꼈으니,
호흡을 감추었으니,
천지의 기운을 감지하기가 수월한 것이다.
물 한모금조차도 아꼈으니,
그 만큼이나 천지의 기운을 담을 공간이 확보된 것이다. 
혼미하여 진 육체이다.
그리하여 무념무상이 된 것이다.
 
의식이 깨어난다.
한 줄기의 빛이니 쫓기도 좋다.
의식을 파고드는 영감이다.
그렇게 영감을 얻어 오르는 길을 여는 것이다.
몸의 오름이 아니라,
정신의 오름인 것이다.
그냥 사람의 정신의 아니라
신의 그만 틈새를 허락하고 만 정신인 것이다.
 
옹졸할 리 없는 신이다.
신이 그토록이나 지키려고 한 안나푸르나,
신의 오판이었다.
불가능을 모토로 내세운 것이 잘못이었다.
불가능을 내세우면 인간은 스스로 좌절할 줄 알았는가 보다.
불가능이기 도전하는 인간을 오판한 것이다.
신이 철옹성처럼 내세운 불가능.
그 불가능에 무수히 도전하는 인간,
성전의 산 안나푸르나,
그곳에서 인간 오은선이 위대한 한판승을 거둔 것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히말라야의 여제로 등극한 것이다.
 
안나푸르나.
그렇게 지키려 했던 정상이다.
누구에게도 내주지 않으려 했던 정상이다.
드디어 그 등정을 허락한 것이다.
더는 오를 곳이 없다.
더는 머무를 곳도 없다.
정상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정상은 머물기 위함도 아니다.
오은선 그녀가 정상에 서서 외침 하나 남겼다.
"만세"
지켜본 인간은 말을 잃었다.
정상을 내준 산은 묵묵했다.
히말라야의 신도 그 외침에 승복했다.

인간도
산도
히말라야의 신도 경의를 표하며 하나가 되었다.

글쓴일: 2010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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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극원 취재기자 정극원 취재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대구대학교 법과대학 학장
    대구대학교 법대 졸업
    독일 콘스탄츠대학교 법대 법학박사
    한국헌법학회 총무이사(전)
    한국비교공법학회 총무이사(전)
    한국공법학회 기획이사
    한국토지공법학회 기획이사
    유럽헌법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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