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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4-26 11: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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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25일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의 2번에 걸친 대선 도전과 관련, "1997년 대선 때 한나라당 후보 이회창 씨와 우리는 동지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이회창 동지에게'라는 글을 통해 "당시에는 이회창 씨의 별명이 ‘대쪽 같은 사나이’로 국민 다수가 ‘대쪽’같이 곧은 사람, 불의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그런 사람을 존경하는 것이 사실 이기 때문에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이 대표의 대선 패배의 이유에 대해 "이회창은 줄곧 ‘대쪽 같은’ 법관이었지 결코 유능한 정치인은 아니었다"면서 "우선 김종필의 손을 잡지 못했고 놀랍게도 김종필의 손을 김대중이 잡아 이회창 후보는 근소한 표차로 낙마했다"고 말했다.

또 "현직 대통령이던 김영삼의 후원이 전혀 없었을 뿐 아니라 이인제가 깡충깡충 경상도 일대를 누비고 다니는 것을 김영삼은 막지 않았다"며 "김영삼이 진정 이회창이 꼭 15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믿었다면, 이인제를 청와대 창고에 1주일 쯤 굶기고 가두어 두었어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내 생각에 김영삼은 이회창이 떨어지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이어 2002년 대선과 관련해 "나는 '한 번이면 족하지. 다른 당원들에게도 출마의 기회를 줘야지' 이런 생각 때문에 그가 나오지 않기를 바랬지만 한나라당은 그를 다시 대통령 후보로 세웠다"면서 "반대당의 김대중은 고심 끝에 노무현을 후계자로 내세웠는데 유권자는 대개 이회창 후보의 KO승을 확신하고 있었다"며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반대당은 2002년 월드컵의 영웅 정몽준을 교묘한 방법으로 끌어들여 결과적으로는 노 씨를 도와 그가 대통령이 되게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대표의 대선 패배 의미에 대해 "이회창이 패배하여 김대중·노무현이 10년 동안 ‘대를 이어’ 대한민국을 밟고 흔드는 바람에,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는 빈사상태에 빠졌고, 그 후유증은 오늘도 이 나라를 골병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이회창 씨는 2번이나 자신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던 한나라당과, 두 번이나 이회창을 당선되게 하려고 안간힘을 다 쏟은 지지자들을 외면·배신했다"며 "이제 이회창은 오로지 충청도가 기반인 작고 한심한 지역정당을 하나 만들어 그 당의 당수가 되었으니, 그토록 비난하던 지역주의의 김대중을 보기가 민망하고 창피하지 않느냐"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이회창 동지, 이회창당을 한나라당에 맡기고 빨리 정계를 은퇴하시오. ‘대쪽’이 어쩌다 ‘엿가락’이 되어 6월 더위에 아주 녹아버릴 겁니까. ‘이게 뭡니까’"라며 이 대표의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mkpeace21@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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