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서울시장후보 TV토론, 열띤 공방 속 정책 홍보
- 처음으로 모든 후보 얼굴 공개...최대 수혜자 김충환?

▲ 좌로부터, 김충환,나경원,오세훈, 원희룡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드디어 TV 화면을 통해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면모를 드러냈다.
김충환-나경원-오세훈-원희룡(가나다 순) 4명의 후보는 16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누가 적합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SBS TV토론회에서 열띤 공방을 벌인 동시에 자신들에 대한 홍보에 힘을 쏟았다.
이날 토론회에선 예상대로 현직 시장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오세훈 후보에 대한 집중적 공격이 펼쳐졌다. 서울시 부채 및 '전시행정'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이어진 것. 하지만 오세훈 후보는 이에 적극적으로 반격,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원희룡 후보가 서울시가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진행하고 있는 '해치' 상징화 작업에 대해 시민들 대부분이 모르며 또한 중국 동물이란 논란이 있다고 지적하자 오세훈 후보는 서울시를 상징하는 동물이 필요함을 강조, 이 과정에서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을 향해 말만 하는 광경이 연출됐다.
오세훈 후보는 나경원 후보가 주도권을 갖는 '맞짱토론'에서도 오히려 더 공세적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원희룡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서로 입을 맞춰가며 오 후보의 지난 4년 시정의 문제점을 해 협공, 원희룡-나경원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점치게 했다.
이날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대목은 다른 후보를 칭찬하는 '칭찬 릴레이' 시간으로, 원희룡 후보는 김충환 후보에 대해 행정가와 3선 구청장의 경험에 따라 가장 실무를 잘 아는 인물로 칭찬했다.
나경원 의원은 원희룡 후보에 대해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고, 김충환 후보는 오세훈 후보에 대해 지난 4년간 서울시정이 활기차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누가 서울시장이 되든 간에 이러한 점을 이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는 나경원 후보를 "한나라당의 보배"라고 치켜세웠지만 "때가 되면 여성 시장을 하기 바란다."고 말해 나경원 후보를 자극했다. 이에 나경원 후보는 "지금이 때가 아닌가 한다."며 곧바로 받아치기도 했다.
이날 공방이 오고 간 내용들은 특별히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그 동안 이미 나온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어느 일방이 밀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이날 TV토론은 각 후보들의 됨됨이와 정책을 파악하는데 그나마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김충환 후보는 그 동안 인지도에서 가장 열악했던 만큼 이날 TV토론을 통해 가장 큰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김충환 후보는 이날 시원시원하게 발언을 이어가며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다른 후보들과 똑같은 위치에서 알리는 기회를 가졌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평소에 비해 노련하게 토론을 이끌지 못했다. 무엇보다 '포스'에서 남자 후보들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때문에 다음 TV토론에서 이를 만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 4년간 서울시정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역시 해본 사람은 다르구나'라는 느낌과 함께 정책 단절이 아닌 연속이라는 안정감을 심어주는 성과를 냈다.
원희룡 후보는 학력고사 수석 및 사법고시 수석이라는 '타이틀' 답게 '스마트'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다른 후보들의 공세에 당황하지 않고 부드럽게 응수하는 순발력을 보여줬으며, 자신이 공약한 정책에 대한 자신감도 비쳤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