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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4-11 12: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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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정병국)가 6·2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확정자를 발표하는 가운데 '명분' 있는 거센 '항의'가 불거지고 있다.

지방선거의 가장 큰 승부처인 서울시장 공천은 경선후보 선정 과정에서 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공심위는 지난 2일 "서울시장 경선 후보 4명(오세훈,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을 여론조사를 통해 3인으로 압축하겠다"고 발표해 4명의 후보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낮은 김충환 의원이 강력 반발했다.

김 의원 측은 "공심위의 결정은 당헌·당규의 원칙을 무시하고 피선거권을 제안하려는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단 한번의 당내 토론이나 TV 토론도 없이 후보를 3인으로 압축하는 것은 후보들의 정책과 소신을 시민에게 알려줄 기회를 전혀 주지 않은 것"이라며 공심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같은 경선 주자인 오세훈 시장, 원희룡, 나경원 의원 등이 김 의원도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의사를 밝히자 공심위는 7일 김 의원을 포함해 29일 경선을 치르겠다고 입장을 바꿔 원칙도 없고 소신도 없는 공심위라는 빈축을 샀다.

정가에서는 이같은 일을 두고 정병국 공심위원장의 개입 가능성과 관련한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여당 의원은 "당내 소장파인 정 위원장이 서울시장 경선을 40대의 오세훈, 원희룡, 나경원 의원으로 압축하고 50대인 김 의원을 제외시키려 했다는 설이 돌고 있다"며 "아무래도 정 위원장이 소장파이다 보니까 팔이 안으로 굽는 상황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김 의원 측에선 정 위원장이 오세훈 시장을 끌어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김 의원을 봐주고 싶어서 4명으로 경선을 치르겠다고 한 것이 아니다"며 "만약에 김 의원을 탈락 시키면 오세훈 시장 지지 선언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자 오 시장에게 힘을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결정을 급선회 했을 뿐"이라며 정 위원장의 공정치 못한 처신을 성토했다.

즉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차차기 대선 가도에 날개를 달 수 있기 때문에 소장파 내 라이벌 관계인 정 위원장이 강력한 견제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이계진 의원을 도지사 후보로 결정했으나 낙천자들이 불복 의사를 밝히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공천 탈락 후보들이 무소속 출마 및 연대를 통해 한나라당 후보와 끝까지 대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민주당에 '어부지리'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최흥집 전 강원도 정무부지사 측은 "공심위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1,2위를 다투던 후보를 공천과정에서 배제한 것은 밀실공천의 전형"이라며 공심위를 맹비난했다.

조관일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도 8일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며 한나라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조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심위는 단 한번의 검증 절차도 없이 특정인을 후보로 내천함으로써 결국, 도민들은 잘못된 선택을 강요당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후보 확정 등 판세가 짜여지는 과정에서 최흥집 후보 등과 지속적으로 만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면서 "누가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와 야당의 후보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가를 심도있게 논의한 뒤 무소속 연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천의 내홍을 바라보는 지역 정가에서는 "정 위원장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 지난달 초 정 위원장이 '지방선거 경선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해 놓고 제대로 된 검증이나 토론회 한 번 없이 공천을 준 다면 나 같아도 승복할 수 없다"면서 "야당에서는 한나라당 아군 끼리의 싸움이 전개되는 상황에 맞춰 선거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고 한다"며 공천 과정의 불투명성을 이야기했다.

여기에 기초단체장 공천 과정도 각종 문제가 커지고 있다. 현재 서울 구청장들은 양천(무소속)과 강동(민주당)을 제외하고는 23개 지역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지만 박근혜 전 대표가 당 대표를 맡았을 때 공천한 관계로 인해 MB 정권과는 밀착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정가의 평가다.

따라서 여권 주류에서는 현재와 같은 구청장 구도 하에서 차기 총선과 대선를 치르면 MB 정권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특정인들의 의중'에 따라 공정한 경쟁 없이 '특정인' 내천이 시시각각 진행되고 있다는 설이 무성하다.

또한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실시한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여론조사 결과가 유출돼 해당 예비 후보 캠프에서는 "여론조사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업한 것 아니냐. 특정 인사들의 뜻에 맞춘 흔적이 보인다"라며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와 관련, 보수 시민단체의 관계자는 "한나라당 공심위가 처음 시작할 때는 당헌·당규에 따른 원칙을 강조하더니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뭔가 냄새가 난다"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내천은, 결국 보이는 또 보이지 않는 수 많은 적을 만들어내 6·2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mk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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