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李 이달곤 VS 親李 이방호… '경남사투'
- 親朴계와의 갈등까지 촉발… 사전정지작업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9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통해 경남지사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발표하자 친이계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공심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여론조사 결과 13~15% 차이는 현격한 차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경남지사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것은 경남도민과 당원의 의사를 묻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국민 경선을 통한 후보 선출을 이야기한 정병국 공심위원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같은 친이계인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민선택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여론"이라며 "공심위의 결정을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번 공심위 결정에 대해 당 핵심 당직자는 "이번 공심위 발표는 경남 지사 후보가 경선까지 갈 경우에 친이 대 친이의 대결에 친박계와의 갈등까지 촉발할 수 있다"며 "당내 계파 갈등의 문제를 차단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심위가 결정한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공천은 선거법상 규정된 경선이 아닌 만큼 낙천자도 본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 현재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이 전 총장 측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여의도 정가에서는 공심위 발표가 결과적으로 이 전 총장의 경선요구를 거부하고 같은 친이계인 이 전 장관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 돼 여권 주류의 '의중'이 이 전 장관으로 쏠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흘러 나오고 있다.
즉 이 전 장관이 장관직까지 사퇴하고 경남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점과 공심위가 여론조사로 공천을 확정한다는 결정은 여권 주류의 '의중'이 드러나는 대목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여당의 중진 의원은 "아무래도 친박계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 총선에서 이 총장이 친박계를 대거 낙천시키며 친박 진영이 지목한 공공의 적 1호가 되지 않았느냐. 부덕을 쌓은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한 정치 컨설팅 관계자는 "이 총장이 지난 총선 때 너무 많은 '적'을 만들었다"며 "심지어 영남에서 자기보다 선수가 높은 의원들은 죄다 낙천시켰다는 의혹까지 받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전 총장의 출마와 관련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는 2월 초 "이방호? 좋다! 보내라"며 낙선운동을 공개 경고했다.
당시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지역구에서 조차 낙선한 이방호가 도지사를 출마한다"며 "대체 경남도민을 뭘로 보고 '일장춘몽'을 꾸는 짓인지 모를 일"이라며 이 전 총장의 낙천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어쨌든 오는 6·2 경남지사 선거전은 친이 대 친이 대결 구도가 '상황정리'되는 가운데 이 전 총장의 또 다른 정치적 선택(?)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민기 기자mkpeace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