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0-04-02 13:14:44
기사수정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 5만달러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가 검찰의 피고인 신문에 불응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지난 1일 곽 전 사장 소유 골프빌리지에서 공짜 골프를 즐기고, 숙박한 것과 아들 유학비 자금출처에 대한 검찰의 집중 신문에도 침묵했다.

특히 곽 전 사장이 재판정에서 기존진술을 번복하고 수뢰혐의 한 전 총리가 이해찬 전 총리와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 법조계 출신 잔존 친노파 핵심인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 전 총리의 침묵이 계산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구속됐던 곽 전 사장이 병을 핑계로 법원에서 구속집행 정지를 받은 가운데 언론플레이를 위해 MBC와 인터뷰를 감행한 것도 정치적인 배경이 있다는 소문이 나올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 재판부는 이날 변호인 피고인 신문과 검찰의 구형의견, 변호인의 최후변론 및 피고인 최후진술 뒤 변론을 종결한 뒤 오는 9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으로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정치권 인사는 “한 전 총리가 공판에서 침묵을 지킨 것은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행동”이라며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위 탄압받는 친노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검찰이 바보가 아닌데 증거도 없이 피고인에게 신문할 것 같으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한 전 총리가) 부패한 공직자로 수뢰사건 공판장에 섰는데도 자신이 떳떳하다며 여론호도와 오히려 선거전략과 연계된 선전으로 이용하려는 태도는 용납하기 힘들다”며 “국민대부분은 한 전 총리가 뇌물을 받아 아들 유학비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전 총리는 지난 1일 검찰의 집중적인 신문에 불응하며 침묵으로 일관했는데 “곽 전 사장이 행선지도 말하지 않았는데 무작정 골프백화점에 따라갈 만큼 친분이 있었느냐”면서 두 사람간의 관계를 추궁한 뒤 2004년 총선전후에 후원금을 받았는지 여부를 질문했다.

아울러 검찰은 한 전 총리의 서명이 돼있는 제주도 골프빌리지 숙박기록을 제시, “빌려달라고 먼저 요청한 게 맞느냐”고 사실확인에 나섰고 한 전 총리 동생의 이름이 적혀있는 경기 기록지를 근거로 “한○○씨가 골프를 친 것이냐. 피고인(한명숙)이 친 게 아니냐”고 물었다.

검찰은 이어 한 전 총리의 아들 박 모씨가 미국에 가져가거나 송금액이 3만3,000여달러가 전부냐면서 유학비로 충분했는지, 남편과 박 씨의 출국비용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신문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부터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불리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한 전 총리는 이날도 검찰의 신문을 거부해 피고인의 포괄적 진술거부권을 놓고 법리 공방까지 벌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검찰과 변호인은 재판부 지휘를 받아 검찰 신문에 합의했으나 한 전 총리는 예상대로 침묵을 지키며 검찰 신문에 대해 제대로 답변을 않겠다는 자세를 유지한 가운데 변호인단에 참여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비난하는 진풍경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진술을 거부하기보다 답변에 응해야 했다”며 “검사의 피고인 신문을 판사가 제한적으로 허락한 건 아니다. 진실 규명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변호인은 “검찰의 강력한 요구로 재판부의 원래 판단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했고 현실적인 한계를 고려해 협조했다”며 “피고인이 진술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음에도 검찰이 신문하는 것이 관례가 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법리공방에 이어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21cshs@frontiertimes.co.kr>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orldnews.or.kr/news/view.php?idx=677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