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한 지 오늘(29일)로 만 사흘째다.‘수병들이 살아 있을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이 절망으로 바뀔 수도 있는 날이다.
하루하루, 아니 1분 1초가 살을 에이고 뼈가 튕겨져 나가는 아픔 속에 견뎌왔다. 우선 생명을 건지고 살려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으로 부정적인 논평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이런 절박한 순간에도 우리 정부와 해군이 계속 말을 바꾸거나 뭔가를 감추고 있다는 미덥지 못한 정황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으니, 불행 중의 불행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실종된 46명의 우리 아들들을 구하는 일이다. 바로 이렇게 소중한 생명을 제대로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지적할 수밖에 없다.
첫째, 왜 우리 군과 정부는 사건 초기부터 북한과 무관하다는 식의 발표를 했나?
이제 다시 어뢰와 기뢰의 가능성이 신빙성 있게 제기되고 있지 않은가?
어뢰와 기뢰의 가능성은 적어도 북한을 떼어 놓고는 말할 수 없는 단어들이다. 처음부터 무언가 예단을 해야 했을 곡절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둘째, 대통령이 청와대의 지하벙커에서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4차례나 했는데, 왜 자세한 회의결과를 국민에게 보고하지 않나? 무슨 얘기들이 오갔길래 숨기는가?
셋째, 사고가 나고 군함이 침몰할 때까지 해군은 무엇을 했나? 기강해이문제다. 보도를 보면 약 70분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나, 군은 오락가락, 횡설수설이다.
그동안 함정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이함 명령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내렸나? 넷째, 민간인도 해낸 인명구조를 왜 해군은 단 한 명도 못했나? 의도된 실수인가?
사고 후 먼저 도착한 해군은 아무런 장비도 없이 나타났다. 왜? 이것도 실수인가?
다섯째, 구조된 수병이나 부상자들을 왜 사회와 격리시키나? 무엇이 두려운가?
우리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대표와 당직자들이 어제 국군수도통합병원과 평택 제2함대를 방문해 생존자와 부상자들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이유도 없이 묵살 당했다.
현대정보화사회에서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흘러 다닌다. 정부발표가 미덥지 못하면 의혹만 커진다.의혹은 국가안보에 치명적이다. 그런데 정부가 부채질을 하고 있다.
‘정부와 해군이 사태를 축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각종 의혹을 가라앉힐 수 있는 방법은 솔직해지는 것 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국민은 군을 믿고 싶다.
2010. 3. 29. 자유선진당 대변인 박 선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