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YS...살아있는 권력?
- 어느덧 세종시 수정 선봉장, 국민투표 또다시 주장
김영삼 전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을 휘두르는 모습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26일 한나라당 내 친이계 의원모임인 함께내일로가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주최한 간담회에서 세종시와 관련해 '국민투표'를 또다시 주장했다.
전날 세종국가전략조찬포럼 초청 강연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는 김 전 대통령은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정부를 절반 이상 쪼개 이전한다는 것은 국가안위에 관한 것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집권 18년 동안 자신의 장기집권을 위해 4번이나 국민투표를 했지만 세종시의 경우는 다르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굳이 박 전 대통령 시절의 국민투표를 '장기집권용'으로 지적한 것은 눈길을 끈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하며 원안을 고수하고 있는 차기 대권 유력주자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부친이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이 차기를 만들긴 어렵지만, 특정 후보가 대통령이 안 되게는 할 수 있다'는 얼마전 발언을 이날 다시한번 언급, 박 전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정몽준 대표는 "우리나라의 큰 어른이신 김 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앞으로 더욱 건강하시면서 우리나라를 좋은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차기 대선 문제로까지 확장되며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세종시 문제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의 위상은 보통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세종시 수정파의 핵심 브레인인 박세일 한반도 선진화재단 이사장을 비롯, 친박계임에도 불구하고 수정에 찬성하고 있는 김무성 의원 등이 김 전 대통령 직계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 밖에도 대표적 세종시 수정파인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청와대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등도 김 전 대통령 사람들로 분류된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박세일 이사장의 '창조적 세계화론' 출판 기념회에선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때일수록 국정운영 비전과 철학이 확고하게 서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세종시 문제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단호한 대응을 조언한 것이란 추측을 낳았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세종시 원안을 "정부를 반으로 쪼개는 기형적인 괴물"이라고 표현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제시, 깃발을 세우기도 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