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세종시 도와달라”…연기·공주에 편지
- "세종시 비판 날세운 충청 민심 안타깝다"

▲ 정운찬 국무총리
11일 총리실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설을 맞아 연기군·공주시에 거주하는 8만여 가구에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이 지역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편지에서 '등 따시고(따뜻하고) 배부른 게 제일이니 뭐가 됐든 싸게 싸게(빨리빨리) 만들라'고 당부하시는 고향 어른들을 뵈면서 세상을 뜨시기 전 '책 속에 밥이 있다'며 아홉 살 어린 아들의 등을 두드리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총리로 지명되던 날 경제를 되살리고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곳에 먼저 다가가겠다고 다짐했고 21세기형 경제도시를 만들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 가면 '왜 충청도에만 특혜를 몰아주느냐'는 항의도 있는데, 정작 충청도에는 세종시 발전안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저 또한 약속을 생명으로 여겨온 사람이지만 국가대사를 맡은 자는 개인 명예보다 국민의 행복을 우선해야 한다는 게 확고한 소신"이라며 "정치적 약속에 얽매여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면 국민들만 피해를 입는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가 행정도시가 아닌 경제도시로 가야할 필연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천과 같이 인구가 늘지 않는 행정도시가 아니라 포항이나 울산이 부럽지 않은 활기찬 경제도시"라며 "삼성전자 자회사 한 개만 들어와도 당장 4000개의 일자리가 생기며, 2020년 모든 계획이 마무리되면 25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내일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오늘 비록 돌을 맞더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것이 책임있는 공직자의 자세"라며 "조금 더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이 서한은 8일부터 연기군·공주시 8만2329세대에 발송됐으며 12일께 모두 도착할 예정이라고 총리실은 밝혔다.
<칸투데이 박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