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세종시 수정안 그냥 접을 것"
- MB직계 "옆에서 지켜본 대통령 성격상 이 문제 질질 끌지 않을 듯"
지난해말 이명박 대통령 직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인사는 "만약,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그냥 접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내가 옆에서 지켜 본 이 대통령의 성격에 비춰, 이 문제를 가지고 질질 끌지는 않을 것이다."면서 "이 대통령도 '최대한 설득을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그래도 안되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는가?"하고 반문했다.
그는 또 "원안대로 할 경우, 이 대통령 임기 내에 행정부처가 내려가는 것도 아니므로 현 정부로서는 별 부담도 없다."고 강조하면서 "대신, 이번에 세종시 문제가 마무리되지 못하면 차기 대선에서 또다시 시끄러울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인사의 얘기를 들어보니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보통 '최선을 다하지만 그래도 안되면 어쩔 수 없다'는 말은 속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을 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5일 경기도 안산 경기테크노파크에서 열린 경기도 올해 업무보고 마무리발언에서 "2010년 지금부터 향후 5~10년간은 우리 후손을 위해서라도 상당히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가 지나치게 정치적ㆍ이념적으로 해석해 더 신속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늦춰지고 해야 할 일을 못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 "(경북) 상주 등의 경우 과거 시끄러운 철도가 우리 지역을 지나가선 안 된다고 해서 다른 곳으로 돌아갔다. 한때 결정 때문에 발전이 지체됐다."며 "혹시 우리가 지금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혀 그때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지 않나, 이러다 20~30년후 대한민국이 낙후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작금의 정치 현상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 발언에서도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선 자신이 누구보다 강한 명분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이 감지된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를 놓고 흔들림 없는 모습인 것이다.
현재,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야당과 친박의 반발 강도가 거세다. 심지어 민주당 등 야당은 이달 중 정운찬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겠다는 방침이고, 친박 일각에서는 이에 적극적인 동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권력의 최고 정점인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확신을 갖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비치는 이상, 이 같은 공세가 제대로 먹혀들 지는 미지수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