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박근혜도 말 뒤집었다"
- 수도이전 약속한 뒤 나중엔 실책이라고 인정
친이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도 말을 바꾼 적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용태 의원은 4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우선, "2007년 이명박 후보는 국민과 충청도민에게 세종시 원안 추진, 즉 수도분할을 약속했다. 선거 때문에 억지 춘향식 약속 한 것 맞다."고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김 의원은 곧이어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신뢰를 저버렸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과연 떳떳한가?"하고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먼저 "2003년 12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신행정수도특별법(즉 수도이전 법률입니다)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가뿐하게 통과되었다. 당시 박근혜 의원도 찬성표를 던졌다."며 "2004년 당대표가 된 박근혜 대표는 총선 당시 충청도 선거유세 때마다 '행정수도이전(즉, 수도이전)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니 아무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거듭 약속했었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이어 "그러나, 총선이 끝난 후 2004년 6월 21일 박근혜 대표는 말을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이렇다.
"지난해 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 우리 실책이 컸다. 무엇보다 국가 중대사를 놓고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나 의견수렴,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타당성에 대한 논의 없이 정략적인 대선 공약을 내놓은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한나라당도 반성해야 하며, 그때 다수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책임이 더 크다."
김 의원은 "이에 당시 열린우리당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이렇게 반박, 박근혜 대표를 공격했다."며 "수도이전 사업이 대국민 사기극이면 과반을 넘는 의석으로 신행정수도 특별법, 즉 수도이전법률 통과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은 사기극의 공범인가? 이런 말 하면서 스스로 낯뜨겁고 부끄럽진 않았는가?"라는 성명서 내용을 꺼내들기도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논어에 공자는 말한다. 군자는 신의를 굳게 지키나, 맹목적으로 작은 신의를 지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종시 원안은 그 어떤 가치나 철학을 담고 있지 않는, 오로지 충청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야합의 산물이자 사생아일 뿐이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이날 민주당을 향해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만큼 수도이전을 주장하시는 분들은 이를 추진하라."며 "그러나 수도이전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저지되었으니 헌법재판소가 얘기한대로 수도이전을 걸고 국민투표를 추진하라."고 꼬집었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