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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2-03 18: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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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핵심기술 40건을 비롯한 반도체 핵심기술과 관련된 기밀을 빼돌려온 국내 최악의 산업 스파이사건이 적발됐다.

이와 관련, 검찰은 3일 삼성전자 반도체 핵심기술이 6년간 협력업체를 거쳐 경쟁업체인 하이닉스반도체로 90여건이나 유출된 사건이 적발됨에 따라 모두 18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중희 부장검사)는 반도체 기술과 영업비밀을 유출해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삼성전자 협력업체 A사 부사장 곽 모(47)씨, A사 한국법인 팀장인 김 모(41)씨를 구속 기소하고 신 모씨 등 직원 7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영업비밀을 전달받은 하이닉스반도체 전무 한 모(51)씨를 동일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삼성전자 과장 남 모(37)씨를 포함, 비밀유출에 개입한 회사직원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특히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면서 핵심기술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고서 A사로 자리를 옮긴 나 모씨의 경우 지명 수배되는 등 최악의 산업스파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을 주도한 곽 씨는 김 씨 등 직원과 공모하고 지난 2005년 3월부터 최근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작공정 등 중요한 내용을 포함한 삼성전자 영업비밀 95건을 빼내서 이중 13건을 하이닉스측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하이닉스 반도체 제작을 총괄하는 최고위층 경영진인 한 씨는 A사를 비롯한 자사의 협력업체간 회의 등을 통해서 9건에 이르는 기밀을 넘겨받은 혐의를 받는 상황이다.

또한 A사 직원들은 제작장비 설치와 관리를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비밀문서를 몰래 유출하거나 친분이 있는 직원들로부터 정보를 빼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삼성전자 과장 남 씨는 2008년 4월 미국 실리콘밸리소재 호텔에서 신 씨를 만나 사내 극비로 분류된 D램 및 낸드플래시, 차세대 반도체 개발계획 등이 담긴 자료를 유출했다.

또한 일련의 삼성전자 반도체기술의 유출과정에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반도체-LCD 장비 생산업체인 A사는 삼성전자는 물론 하이닉스와 모두 납품계약을 체결해 거래관계를 유지해왔고 핵심피의자 곽 씨는 한국법인 대표이사로 있다 본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산업계에선 A사가 빼돌렸던 영업비밀들 중엔 반도체 제작공정뿐만 아니라 반도체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계획을 포함해 차세대 반도체 개발계획, 거래업체 정보를 비롯한 연구개발(R&D) 및 영업과 관련된 비밀사항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심지어 80나노급이하 D램 및 70나노급이하 낸드플래시 공정 등 합법적으로 기술을 이전할 경우라도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아야 하는 ‘국가핵심기술’ 40건이 손쉽게 유출됐던 것으로 드러나 세계적인 유력기업에 걸맞지 않은 허술한 산업보안체계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입은 직접적인 피해는 수천억원으로 추정되나 반도체업계의 후발주자와의 기술격차가 줄어들면서 발생한 간접적인 피해규모를 감안할 때 잠재적인 피해액은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경쟁사에 대해선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지만 협력관계 장비업체가 비밀에 쉽게 접근, 핵심기술을 광범하게 수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협력업체를 통한 기술유출은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휴대전화, 컴퓨터 등 비슷한 구조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어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21cshs@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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