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들, 존칭 대신 그냥 '김정일'로 불러"
- "악밖에 남지 않아...이판사판 해보자며 막나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상이 예전과 크게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의 시장폐쇄 조치와 화폐개혁 등으로 인해 생계가 어렵게 된 주민들 속에서 반체제 기운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한 내부 소식통은 국경지역을 비롯한 큰 도시 주민들 중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존칭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름을 막 부르는 현상과 권력기관원들에게 맞서 싸우는 사례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전에는 (주민들이)좀 옹호해왔는데, 이제는 '김정일', '김정일'이라고 존칭어도 부르지 않고 막 부르고 완전히 이제는 사람들이 싸움도 이판사판 막 나갑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소식통은 과거에는 김정일을 가리켜 '장군님'이라고 불러왔던 국경지역 주민들이 이제는 이름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이젠 악밖에 남지 않았다. 이판사판 해볼 테면 해보자"고 벼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동해지구에서 가장 큰 도매시장으로 소문난 청진 수남 장마당에서는 쌀 판매를 단속하는 보안원, 규찰대들과 마찰을 빚는 시장 주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가족들과 연락하고 있는 다른 탈북자들도 전했다고 이 언론은 설명했다.
아울러, 권력기관원들에게 대항하는 주민들의 행동은 점차 폭력적인 양상으로 치닫고 있으며, 화폐개혁 이후에 평안남도 평성시와 남포시에서는 보안원들의 집에 경고성 협박문이 나붙고, 누군가 보안원의 집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부수는 등 개인 테러 행위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이처럼 권력기관원들에 대한 폭력행위가 빈번해지자, 북한 당국은 전체 보안원들에게 전시상태에 버금가는 비상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함경북도 보안기관원과 접촉하고 있는 한 내부 소식통은 "시, 군보안서의 호안과(교통과), 경제감찰과(산업기관 감시과) 등 비(非)투쟁 부서 사람들까지 모두 무기를 휴대하고 ‘1호 장탄’을 하게 했다”면서 “보안원들에게 달려드는 내부 반동분자들을 즉석에서 사격해도 좋다는 내부방침이 있었다"고 전했다.
'1호 장탄'이란 격발키를 당기고 방아쇠를 당기면 바로 쏠 수 있게 탄창에 실탄을 장전하는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과거 호안과와 경제감찰과를 비롯한 비투쟁 부서 성원들은 무기를 휴대하지 않았다면서 권력기관이 무기휴대를 한 것은 그만큼 내부 상황이 험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한편, 북한 화폐개혁을 주도했던 핵심 인물인 박남기 북한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최근 경질된 것으로 3일 알려지는 등 화폐개혁 실패로 북한 내 혼란이 보통이 아님을 짐작케하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