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4 대강 싸움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 청계천은 공사가 끝난 지 불과 한 달 만에 자연생태 복원

▲ 김창준 전 미 연방 3선 하원의원
4대강은 아직도 한국에서 뜨거운 정치 문제가 되고 있다.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대통령이 직접 몇 번이나 발표했지만 민주당은 계속 4 대강 사업은 대운하를 하기 위한 속임수라고 우긴다. 일국 대통령의 약속을 어느 정도 존중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인 것을 끝내 막무간이다.
서울을 가로질러 흐르는 한강은 너무도 아름답다. 저 유명한 다뉴브강이나 포토막강보다 내 눈에는 한강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우선 한강은 넓다. 주위에 즐비하게 늘어선 고층건물들도 조화가 잘 되어 있다. 한강 양쪽을 끼고 있는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도 그 정도면 특급이다. 강변을 타고 만들어 놓은 놀이터와 조경도 잘 되어 있다.
한강은 서울의 자랑이다. 특히 다리마다 비춰놓은 오색 찬란한 조명에 야경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게다가 분수까지 여기저기 만들어 놓고 컴퓨터 프로그램에 맞추어 불빛이 춤을 추는 것도 볼 만하다. 그런데 서울의 자랑인 아름다운 한강이 국회에서 이를 두고 섣달 그믐날 밤까지 소리 지르고 삿대질을 할 정치 문제가 되었다.
아름다운 한강을 깨끗이 만들고 살리자는데 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사대강 결사반대라는 빨간 플랙카드를 들고 성스러운 국회 의사당 안에서 이처럼 악을 쓰는 것인지, 무엇이 그처럼 억울한 것인지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다.
한강의 아름다운 겉 모습은 한강이 죽은 강이란 사실을 잊게 한다. 한강은 눈으로 보기만 하는 강일 뿐 아이들이 강변에 앉아 물장구 치며 놀기엔 너무도 강물이 더럽다는 얘기다.
이처럼 아름다운 강에 여름 주말에 식구들이 강변에 모여 수영도 하고, 낛시도 하고, 보트도 타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물놀이에 흥겨운 아이들의 환희에 찬 목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죽은 강이다.
한강은 오염이 심해 그 바닥이 썩은 찌꺼기들로 가득차 악취는 말할 것 없고 각종 병균의 온상이라는 말을 들었다. 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 바닥을 청소하는 것이 제일 먼저 할 일이다.
오물과 쓰레기를 우선 펌프로 끌어내고 바닥에 쌓인 모래를 퍼서 한강 양편에 모래사장을 만들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살아 있는 강을 만들자는 4대강 사업을 끝까지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환경을 파괴한다는 반대도 괴변이다. 언젠가는 4대강의 바닥을 청소해야 한다. 그래야 강 수심도 깊어져 홍수를 막을 수 있고 강변의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
나는 미국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고 정치에 입문하기 전 토목설계회사를 20년간 직접 운영하며 유사한 일을 여러 번 한 경험이 있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내가 읽은 보도에 의하면 영산강은 바닥에 찌꺼기가 너무 많아 거의 강의 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홍수가 길어지면 물이 꺼꾸로 흘러 상류가 수해를 보는 괴상한 사건이 해마다 발생한다고 한다. 이러한 역류 피해와 수질 오염을 생각해 보면 강 바닥을 청소하는 것이 왜 필요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4 대강 사업을 통해 한국도 경제 강국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썩은 강은 아무리 레이저 조명으로 장식을 한다 해도 썩은 강일 뿐이다. 1960년대만 해도 뚝섬 앞에 천막을 쳐놓고 한강에서 그 물로 밥을 지어 먹으며 며칠을 수영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미국 일리노이 주에 있는 시카고에 가면 미시간 호수가 있다. 끝이 안 보이게 큰 미국의 5 대호 중 하나다. 시카고 시내 구석구석까지 채널을 만들어 보트가 다니고 고층 건물들도 바로 물 앞까지 나와 있다.
시내 채널은 수위가 낮아 미시간 호수로 들어갈 때는 럭 (배를 펌프로 올리는 시설) 을 통해 물 수위를 호수와 같도록 올린 다음에 호수로 나간다. 호수 주변에는 시카고 시민들이 주말에 모여 수영도 하고 물놀이를 즐긴다.
한강은 주변 놀이터에 수영장을 만들어 수영을 한다. 희귀한 광경이다. 오죽 강물이 더러우면 강은 구경만 하고 수영은 따로 강 옆에 수영장을 만들어 해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은 문명의 생명이다. 세계 어느 도시나 대도시들은 다 강이나 호수 또는 바다를 끼고 탄생했다. 4 대강 살리기에 5 년간 매년 4조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하지만 물이 문명에 차지한는 중요성을 생각할 때 이는 낭비라고 볼 수 없다.
더구나 연 평균 홍수 피해액이 1.5조원에 달하고 복구비로 5조원이 드는 것을 생각할 때 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한 투자이다. 자연생태를 파괴한다는 반대가 심하지만 생태계는 놀라울 정도의 회복능력이 있다. 다뉴브강은 공사가 끝난 지 불과 6 개월만에 자연생태를 거의 완전 복구했다.
서울의 청계천도 자연생태를 파괴하는 공사라고 반대했지만 청계천 공사가 끝난 지 불과 한 달 만에 자연생태가 거의 원래 상태로 복구됐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부 고속도로 공사에 가장 격렬하게 반대했던 환경 보호론자들이 이제 와선 경부 고속도로가 너무 좁다고 불평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경부 고속도로 때문에 환경이 파괴되고 자연생태가 몰락해 버렸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이들은 UAE에서 기적적으로 따온 원자력 발전공사도 삐딱하게 바라보며 비판할 것이 확실하다.
정부는 4 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더욱 대국민 설득에 전심하고 하루 빨리 공사에 스피드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예산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성공하길 바란다.
<프런티어타임스 김창준 회장 hyunnews@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