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이 "충성!"을 외치려면.. 어떻게?
- 등록자 : 박준우/등록일시 : 2010.01.17 (19:02)
지난 1월 6일 송영선 의원은 여대생도 ROTC 지원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한 개정된 병역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현재 ROTC 제도는 4년제 108개 대학교 2학년 남학생만을 대상으로 장교 후보생을 선발하여, 2년간의 군사교육을 거쳐 졸업 후 장교로 임관시키도록 실시되고 있다. 그 동안 여대생은 ROTC의 선발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던 것이다.
현재 여성이 육군 장교가 되기 위해선 간호사관학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거나 일반 4년제 대학 졸업 후 여군사관 교육을 수료, 부사관으로 복무 중 간부사관 교육을 수료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여기에 이번 여대생 ROTC 제도가 국회를 통과한다면 여성이 장교로 복무할 수 있는 길이 보다 넓어지게 된다.
오경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법규위원장은 “사관학교에서 여학생을 받아들인 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ROTC 제도에서 여성이 배제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반겼다.
하지만 이정환(학군사관 후보생.24)군은 “ROTC에 여학생이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좋지만 이에 앞서 여성들만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육군사관학교에서는 제반 교육 및 훈련, 일과 및 내무생활 등 남녀생도가 동일하게 실시하고 있으나, 신체적 특성과 교육환경 등을 고려 일부 기준 및 내무생활 규칙이 별도로 규정화되어 적용되고 있다. 특히 여생도들의 편의와 복지를 위해 여생도 전용시설을 설치ㆍ운용하고 있으며 여생도만을 위한 체력단련장, 휴게실, 미용실이 갖추어져 있다. 반면 각 대학의 학군단과 성남에 있는 학생중앙군사학교에는 그러한 시설이 따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
정연솔(대학생.21)양은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는 정책이지만 여대생들이 과연 얼마나 지원할 지는 잘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송영선 의원은 이에 대해 “이미 7개 대학의 여학생들이 학군단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으며, 여대생 ROTC 도입은 군의 정예화에 입각하여 소수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여대생 ROTC 제도가 도입되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도입하기에 앞서 제반여건과 여대생의 수요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하여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사진부 박준우 인턴기자 sweatma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