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J, 전여옥과 정치고향 방문...세몰이 신호탄
- 칵테일 걸치며 '너무나 깊은 울산의 사랑'

▲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한나라당 내 잠룡 가운데 한 명인 정몽준 대표가 지난 2일 새해를 맞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울산을 찾았다.
정 대표는 울산에서 20년간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 만큼 이 지역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역 경제계 일부에선 "이번엔 울산에서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면서 공공연히 정 대표 지지를 천명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 대표는 이처럼 소중한 울산을 혼자 방문하지 않고 자기 쪽으로 분류되는 전여옥 의원과 함께 찾았다.
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전 의원은 이와 관련, "MJ가 '울산 한번 돌자'고 제의해서 흔쾌히 동행했다."며 "현대중공업과 울산대교 현장을 방문했다."고 3일 밤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밝혔다.
전 의원은 특히 현대중공업 방문 중 "옛날에 정주영회장이 했다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 되는 것이고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 되는 것이다'"라고 소개하면서 "그 투박한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적었다.
두 사람은 2002년 축구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전 의원이 당시 월드컵을 본 후에 "축구에 빠졌다."는 글을 쓰자 정 대표가 "고맙다."는 답문 편지를 보낸 것이 정치적 인연의 시작이 됐다.
그 이후 정 대표가 대선에 도전했을 때 전 의원이 앞장서 도왔고 지난해 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도 전 의원이 다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 의원이 서울특별시당 위원장 선거 출마 당시엔 정 대표가 아낌없는 도움을 줬다는 후문이다.
정 대표와 전 의원은 이처럼 울산에서 기(氣)를 받은 후 부산으로 넘어갔다. 이들은 부산 지역 의원들과 대화를 나눈 뒤 숙소로 돌아와 칵테일을 걸치며 노래 솜씨를 뽐냈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지스의 'how deep is your love'를, 전 의원은 스티비 원더의 노래 'I just to called to say I love you'를 불렀다.
이들은 다음날(3일) 아침에는 금정산을 올랐고, 이어서 범어사를 방문, 주지인 정여스님으로부터 '매화가 향을 내뿜을 수 있는 것은 수많은 고초를 이겨내었기 때문'이라는 뜻을 글을 받기도 했다.
정 대표가 신년 벽두에 이처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을 그것도 정치적 측근과 함께 방문한 것은 대권 의지를 다시한번 다지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당내 계보정치를 비판해왔지만 그가 새해 들어서 여러 의원들과 함께 정치적 고향 방문 일정을 잡은 것 자체가 세 규합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추측인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전 의원이 이번 방문 과정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소상히 밝힌 것은, 본격적으로 자신이 정 대표 계보에 들어섰음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결국, 오랜 시간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이어 온 두 사람의 1박 2일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울산.부산 방문에는 전여옥 전략기획본부장, 이사철 대표특보단장, 정양석 대표비서실장, 이두아 의원 등을 비롯한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함께 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이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