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어가 아니라 송어다
- 진보가 아니라 빨갱이다!
살다보면 옳은 소리하고도 바보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린 시절 달력을 쳐다보다 왜 2월만 28일로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에 깊이 빠져든 적이 있었는데 주위 사람어느 누구도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길래 학교 담임선생님에게 질문했더니 "그건 원래 그렇게 만든거야, 쓸데없는 질문 말어!"하는 대답에 교실이 까르르 웃는 소리로 넘치고 나는 졸지에 바보가 되고 말았다.
세월이 많이 흘러 내가 성인이 되고나서야 왜 2월만 28일로 만들었는지를 알게 되었는데 너무도 자연스런 의문이 우리나라처럼 주입식교육에 젖은 사회에서는 바보나 하는 질문이 되고 만다.
슈베르트의 '숭어'는 너무나 유명한 曲이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曲으로 해방이후 만들어진 우리나라 음악교과서나 악보엔 빠짐없이 들어있는 명곡중의 명곡이다.
"거울같은 강물에 숭어가 뛰노네, 살보다도 더 빨리 헤엄쳐 뛰노네................"
그런데 숭어는 바다물고기로서 맑은 江상류에서 숭어를 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어느 누구도 거울같은 강물에 어떻게 숭어가 뛰어노느냐고 묻는 사람은 없다.그러면 그런 줄 알고 외우라는 주입식교육의 폐해는 여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한 사람의 번역실수로 인한 오류가 정답으로 자리잡고 수천만국민에게 60년동안 군림해왔다는 말이다.이렇게 주입하면 주입하는대로 쉽게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회에서는 상식을 벗어난 '카더라'가 진실이 되는 경우를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몇번 이야기 한 적이 있지만 4.19의거의 마무리 펀치가 된 김주열 少年의 눈에 박힌 최루탄이나 80년 광주에서 일어난 기괴망칙한 '카더라' 역시 상식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 역사를 움직인 엄연한 진실로 자리잡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조선시대부터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思考대신 암기만 강요하는 교육풍토가 낳은 기형적 결과다.
머리속에 들어있는 생각은 보이지도 않지만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언어가 생겨났는데 언어의 의미가 사람마다 다르다면 생각을 교환하고 전달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서로 다른 의미의 언어로 논박해봐야 허공에 그림그리고 물위에 그림그리는 것처럼 부질없는 헛수고가 되고만다.
여기에서 어거지가 생기고 떼쓰기만 발달하고 더 나아가 '배째라'문화까지 기승을 부리게 되는 것이다.
숭어를 송어로 잘못 알고 있는 정도에서 더 진화해서 이런 오류를 악의적으로 이용해먹는 단계에까지 왔으니 차라리 입을 다물고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나는 원체 TV는 안 보는 편이라 연예인에 대해서는 백지에 가까운데 처음 문근영의 善行이 인터넷에 떠오르고 뒤이어 그 선행에 대한 비판이 등장했을 때도 사실 문근영이가 누군지 잘 몰랐다.
사진을 보니 낯익은 얼굴이고 아, 쟤가 문근영이구나 했지만 고향이 어디며 집안이 어떠하며 어찌어찌해서 어린 나이에 연예인으로 스타덤에 올랐는지는 최근의 소란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런데 논쟁을 벌이는 양쪽의 주장을 들어보니 싸움이 될 수 없는 싸움을 한다는 느낌에 기분이 참 더러웠다.
문제의 핵심은 기부행위가 특정세력,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법에 의해 이적단체로 판정난 반체제세력에 집중됐고 그러면서 문근영의 집안을 '통일운동가'로 묘사하고 '名門'집안이라고 선전한 특정매체에 대한 비판에 대해'색깔론'이니 '선행은 선행대로 봐야지 연좌제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느니 하는 東問西答에 가까운 논리로 반박이라고 하고 있으니 애시당초 대화가 불가능한, 아니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존재로만 보인다.
대한민국을 뒤집어엎어 적화통일하자는 사람이 통일운동가라면 대한민국은 뭐가 되며 그들의 조국은 어디란 말이며 아울러 이런 반역적 발언에 반박하는 것이 어떻게 색깔론이란 말인가?
논쟁의 촛점을 일부러 흐리고 잘 못 알아들은 척 하며 어거지를 부린다면 토론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토론문화가 아예 없는 사회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언어의 뜻을 제 입맛에 맞게 고쳐 사용하고 엄연한 역사적 사실도 왜곡, 조작해서 제 입맛대로 구사하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요, 민주화유공자로 대접받는 사회니 건전하고 유익한 토론이 발붙일 터전이 없는 것이다.
6.25동란은 美帝가 일으킨 北侵이라고 박박 우기던 놈들을 우리나라에서는 '進步'라고 하는데 소련붕괴후 러시아정부가 공개한 비밀외교문서에 의해 6.25동란은 스탈린이 기획한 南侵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 잘난 進步들도 南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아직도 북침이라고 우기는 맹구같은 놈도 있더만)
인간이 인간다운 대가리를 달고 있으면 그동안 북침이라고 박박 우겼던 점에 대해서 먼저 사과하고 제놈들 대가리속에 든 삐뚤어진 역사인식를 고치는 것이 온당한 순서이겠으나 어떻게 되어먹은 종자들인지 사과는커녕 오히려 6.25는 '민족통일전쟁'이었다고 똥 낀 놈이 성내는 식으로 되려 큰소리 치고 있으니 이게 제대로 된 인간들인가?
더 황당하고 기막힌 꼴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란 자가 공개적으로 '6.25는 실패한 통일전쟁'이었다고 씨부리질않나 그 똑똑하신 우리 조중동 언론먹물들은 이 황당한 반역발언에 대해 침묵을 지키질 않나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다.
나는 대한민국의 언론먹물들의 무지와 무책임, 그리고 교묘한 양다리걸치기에 대해 화산처럼 끓어오르는 분노를 매일 억누르며 사는 사람이다.
저런 일신의 영화와 출세만을 추구하는 먹물들이나 빨갱이들과의 대화는 애시당초 부질없는 짓이다.
빨갱이들 그리고 기회주의적 먹물들! 그동안 '민족'팔아서 재미 많이 봤잖아?
차가운 밤거리를 헤메는 저 수 많은 노숙자와 암담한 청춘들 그리고 속출하는 자살자들이 왜 생겨났나 한번 생각해 보기를 바라고 그렇게 아끼는 북한동포들이 왜 저 지경이 되어있나 대가리라고 달고 있으면 한번 인간답게 思索이라는 걸 해 봐라!
숭어가 아니라 송어다!
진보가 아니라 빨갱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이태준 총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