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예산 통과...정치권, 똑같은 레파토리 반복
- 與, 참을 만큼 참았다....野, 그래도 끝까지 싸웠다
31일 새해 예산안이 오랜 진통 끝에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밤 본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 총지출 292조8천억원을 전격 의결했다. 이는 정부가 제출한 291조8천억보다 1조원 증가한 금액이다.
표결에는 한나라당 및 친박연대 의원들이 참여했고, 민주당은 예상대로 의장석 주변에서 강력 항의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표결 결과는, 재석 의원 177명에 찬성 174명, 반대 2명, 기권 1명이었다.
앞서, 이날 아침 한나라당은 예결위 회의장까지 바꿔가면서 단독으로 예산안을 처리 본회의에 넘겼다. 하지만 정작 본회의는 당초 예정 시간인 오후 2시를 훨씬 넘긴 오후 8시로 순연됐다.
이날 김형오 의장이 예산안 부수법안 9개에 대한 직권상정 사전조치로 심사기일 지정 통보를 오전 10시 15분에 민주당 소속 유선호 법사위원장에 했지만, 이미 법사위가 산회한 이후라는 점을 놓고 법적효력 공방이 벌어진게 그 이유다.
하지만, 김 의장은 이번 심사기일 지정에 '법률적 문제가 없다'며 본회의 개회를 강행했다. 그 결과, 국세 기본법 등 9개 예산부수법안도 직권상정을 통해 이날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처리되지 않은 나머지 예산부수법안에 대해선 1일 처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날 국회는 공휴일 본회의 개회에 대한 안을 의결했다. 1일 본회의에선 지난달 30일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노조법 개정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예산안 통과와 관련, 여당인 한나라당은 야당의 묻지마식 발목잡기에 대해 참을만큼 참은 것은 물론, 타협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정당성을 부여하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비록 예산안이 통과됐지만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자위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이번 예산안 처리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여야가 그동안 쟁점사항을 놓고 마지막까지 대치하다 결론이 났을 때 늘상 해온 얘기다. 결국 정치권이 이번에도 똑같은 '레파토리'를 반복한 셈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