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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12-29 23: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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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다.
서울만이 최고이고, 또 최고이어야 한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브랜드 도시다.
북경과 상해, 동경, 싱가포르 등과 세계무대에서 경쟁해야 할 서울이기에,
비대하다고 각종 국제행사 유치에 서울을 배제해서도 안된다.

서울에서는 서울밖이 모조리 시골일 뿐이다.
서울에서는 지방이 보이지 않는다.


비록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사실 아침에 서울시가 제주 올레길과 유사한 것을 한강변에 조성하기로 했다는
글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어 한 마디 읊어 보았다.


서울에서는 정말 없는 게 없다.

제주도 한라산, 안동 하회마을,...
심지어는 이어도를 배경으로 한 엽서도 살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가고싶어 하는 독일의 Neuschwanstein 성이나
Heidelberg 성, 철학자의 길의 사진 등도 구할 수 있다.
Paris의 에펠탑, 개선문 등의 모형물이 넘쳐나는 곳이 서울이다.

서울에서는 살 수 없는 게 없다.

진정 이것이 서울을 국제화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서울의 도시이미지는 과연 무엇일까?

이것 저것 다 끌어모아 둔 잡동사니 같은 느낌이다.
그것도, 좋은 것이 아닌, 그저 평범하고 조잡스러운 것들만 끌어모아 둔
쓰레기장에 불과하다는 느낌이다.
물론 화려한 치장에 것멋만 잔뜩 들여놓은 건물들, 가게 인테리어들,...
그 자체로서야 어디 지저분하다 할 수 있겠는가.

비행기를 한번이라도 타 본 이들은 누구나 하는 말이다.

초록 빛깔 하나 없는 도심의 서울은 인간이 살 곳이 못된다는 것을 말이다.

차를 타고 아무리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 그 곳,
건물과 건물 사이에 생명숲이 하나도 없는 삭막한 그 곳,
수도권까지 연담화되어,
이미 거대한 수도권도시로 변해버린 서울,

주말이면 금요일 오후부터 서울을 탈출하는 승용차로
출근길 러시아워를 무색케 하는 그 곳,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눈을 맑게 하기 위해 오염된 공간을 벗어나는 그들이
밝은 마음으로 집을 나서서 짜증만 싣고 되돌아오는 그 곳,
편리하지만,
기계의 노예로 살아가는 도시가 바로 우리의 서울이다.

좋은 생각이다.
한강변에 제주 올레길 수준의 산책로를 만든다는 것은 이런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서울시민들을 위해 서울시에서 해 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다.

그러나,
이러한 서울시의 생각도, 왜 내게는 다른 도시의 모범사례를
모방한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나마 침체된 제주도에 올레길 관광객으로 활력이 살아나는 듯한데,
그 방문객의 다수가 서울과 수도권에서 오는 것임을 볼 때,
제주도민이 서울시의 이러한 올레길 정책을 접한다면 어떠한 생각을 할까.

지방은 경쟁력이 없다.
우리나라의 지방은 경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것이 오로지 지방의 잘못일까.
왜 자생력을 키우지 않느냐고, 왜 주민들이 안떠나도록 좋은 정책을 강구하지 않느냐고,
그저 지방을 비난만 할 것인가.

지방의 좋은 정책을 서울과 수도권에서 빼앗는 것만이라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맘이다.
지방의 것은 그것을 즐겁게 바라보고,
그것을 찾는 이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면 된다.

오히려 제주올레길을 찾는 이들에게 항공편, 선박편을 값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여유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서울시민들도 행복지수가 좀이라도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제중올레길 기사를 보고, 문득 생각이 들어 낙서하듯 몇 자 적었다.
관련기사를 옮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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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제주 올레길급 한강 산책로 조성"

연합뉴스 | 입력 2009.12.29 05:35 |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한강공원에 제주도 올레길과 같은 명품 산책 코스가 조성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29일 "한강공원 산책로를 테마별로 묶어서 산책 코스로 만드는 작업을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산책 코스 조성에 앞서 연내 완공을 목표로 서로 구별되지 않았던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분리하는 공사를 해 최근 마쳤다.

시는 자전거 통행에 구애받지 않는 이 산책로를 주제별로 묶어 내년 1월부터 개별 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다.

물억새와 갯버들 등이 밀집한 반포지구 인근 수변길을 ‘수변 식물 감상지’로, 숲이 좋고 장미가 많이 심어진 뚝섬 한강공원 산책로는 ‘연인산책코스’로 만드는 등 생태환경적 특성에 따라 차별화되는 곳을 묶어 산책코스로 개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시는 시민의 상상력을 자극해 산책을 유도할 수 있도록 길에 얽힌 이야기도 만들어 홍보할 예정이다.

또, 코스마다 길의 의미를 설명하는 스토리텔링과 길 안내 정보 등을 담은 표지판 등 기반 시설물을 설치해 한강공원 산책로를 명품 산책 코스로 만들 계획이다.

한강 산책코스 조성 사업은 최근 제주도 올레길을 체험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공원은 그동안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에 대한 편의시설이 중점적으로 만들어지면서 보행자를 위한 시설이 부족했다. 한강공원 지구마다 특색있는 보행로를 조성해 올레길 못지않은 산책 코스로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끝)


[덧붙이는 글]
관광이란 자기가 있는 곳에 없는 것을 보고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다. 서울 안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면 그야말로 서울공화국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서울밖은 있으나마나 한 것이다. 그곳에 가야만 엽서도 사고 기념품도 살 수 있도록 하자. 제주 올레길이 인기를 끌었다고 한강변에 올레길을 조성한다면, 제주는 뭘 하고 자립하란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민들도 제주 올레길 가는 재미를 주어 삶의 숨통을 좀 틔어주도록 하자. 모든 것들이 서울에만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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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독일 뮌스터(Muenster)대학교 법과대학(법학박사), (현)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위원, 국회 입법지원위원, (현)한국지방자치법학회/한국토지공법학회/한국비교공법학회 부회장, (전)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보, 동아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한국공법학회 연구이사, 사법시험(2005, 2007) 및 행정고시(2003, 2001) 2차시험위원,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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