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의 박근혜 찾기...어제 적이 오늘의 동지?
- 2005 사학법 정국 땐 극하게 대립했는데, 지금은?
지난 11일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와 단독회동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뭣보다 원 의원이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더불어, 만약 그렇다면 박 전 대표가 원 의원의 손을 들어줄 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원 의원은 박 전 대표와의 이번 만남에서 있었던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한 대화 내용에 대해 "'실제 언론에 거론되는데 앞으로 혹시 보도되게 되면 관심 가져 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단순히) 안부차원에 말씀드렸고, 박 대표님은 그냥 웃고 넘어가시더라."고만 17일 전했다.
원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선 어떤 말씀을 드리든지 굉장히 부담스럽고 민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으로, 제가 모처럼 여러 가지 국가현안을 걱정하는 자리에서 저희 입장을 가지고 부담 드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05년 말 사학법 정국 당시 박 전 대표와 원 의원 사이에 돌았던 차가운 기운을 고려하면 박 전 대표가 원 의원의 요청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정치권 일각에서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당시 사학법 재개정 장외투쟁을 이끌었던 박 전 대표에게 원 의원은 사실상 '막말'을 퍼부었다. 더불어 박 전 대표가 장외투쟁을 하는 상황에서 원 의원은 호남 폭설 현장에 내려가 복구 지원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만큼 두 사람의 관계는 좁혀질 수 없는 사이였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도 원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점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친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미 오래된 일이기 때문에 그 당시 일들은 이미 다 잊혀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따라서, 두 사람이 차기 서울시장과 대통령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놓고 협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원 의원은 박 전 대표와의 만남에선 세종시 문제 등 현안을 중심으로 얘기를 나눴다고 강조, 정치권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와 관련, 원 의원은 "(세종시 문제가) 국론분열 및 내년 지방선거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들을 전달했고, 박 대표는 2005년 당시에 아주 고뇌했던 과정, 충청도민들에게 여러 차례 약속했던 그런 과정들을 소상하게 회상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대표는 지금 와서 일방적으로 바꾼다면 앞으로 어떤 공약을 국민들에게 내세워서 믿어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며 좀 담담하고 소상하게 말씀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