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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12-17 10: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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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최모 기자의 칼럼을 읽고 아연실색했다.
글 쓸게 없다보니 '꿈속의 사랑'을 읊고 있는 것인가?

언론인의 사명은 정권을 감시하고 비판하는데 있다.
물론 잘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오늘 아침 최모 기자의 칼럼은 뜨거운 감자가 되어 있는 현안을 벌써 '성공적으로 끝난 과거의 업적' 인양 기정사실화 하고 찬양일색으로 뒤덮어 놓아 내가 지금 2013년에 살고 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MB는 미디어법으로 언론을 잡고, 세종시 문제로 박근혜를 잡고, 4대강 사업으로 민주당을 잡고, 야당은 정신 못 차리고 판판이 깨지고 있다." (어느 야당의 말이라고 인용하고 있음)

"MB의 성공 메시지도 읽어야할 때가 됐다.. 그게 사실을 온전하게 보는 것이다."

"MB의 정치적 성공은 어디서 나왔을까? 정책으로 정치를 하는데 있다."

"세종시, 4대강사업으로 정치를 물리치고 여의도 정치인을 압도하고 있다."

"MB가 보여준 '정책의 정치'위력은 이런 것이다."

"MB는 '선진화'를 잡고 '서민과 중도'를 잡았다."('잡았다'가 무슨 뜻인가?)

"야당이나 반대편에게 남아 있는 것은 '과거'와 '지역주의' 뿐이다."

정말 낯뜨거워서 이런 글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그 강심장과 후안무치에 기가 질리면서도 부럽기도 하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존경한다는 링컨도, 처칠도, 재임중에 언론으로부터 이런 찬양가를 들어본 적도 없었고 우리 국민이 가장 존경한다는 박정희 대통령도 재임 18년중에 우리 언론으로부터 이런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있다면 수천만명을 정치범으로 몰아 죽인 스탈린이나 모택동 그리고 저 북쪽의 김일성이나 이런 찬양가를 들어봤지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찬양가가 다 나오다니 세상이 정말 온통 미치광이가 되어가는가 보다.

우리나라 언론계에는 저널리스트로 일생을 살아가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고 젊어서 기사를 쓰는 기자로 적당히 뛰다가 나이가 지긋해지면 데스크에 앉아서 기자들을 지휘하고 그 뒤에는 대개 정치권이나 공직에 나가 여생을 편안히 그리고 폼잡으며 보낼 생각에 젖어 있는 월급쟁이들만 득시글거린다.

아니, 일선을 뛰는 말단기자때부터 정치권이나 공직에 눈독을 들이는 기자들도 많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런 '계산'때문에 기사를 특정인에 유리하도록 쓰고 특정 정당의 입맛에 쓰는 못된 버릇이 만연해 있다는 말이다.

조중동이 신문사차원에서 특정후보를 미는 것은 방송사 진출때문이라는 것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기자들은 개별적으로 그들의 출세와 편안한 여생을 위해 정권이나 정당의 입맛에 맞는 글을 쓴다는 것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언론계의 실태다.

청와대나 여의도 국회의원중에는 이렇게 입맛대로 주문대로 기사 써 준 댓가로 지금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이명박정권이 출범하면서 조중동 기자들이 청와대 대변인 자리를 비롯해서 홍보비서, 언론재단 등등 정부 요직에 대거 진출한 것도 일종의 '보은의 인사'인 것이다.

신문의 칼럼을 읽다보면 이 사람이 지금 청와대사람들 보라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는데 오늘 최보식 기자의 칼럼은 너무 화끈해서 읽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권이 끝나고 나서 이런 글을 쓰면 되지 정권 출범 2년도 채 안 된 이명박 정권에 이렇게 빨가벗고 막춤을 춰대니 보는 사람 정말 민망하다.

글쟁이가 이렇게 권력에 입맛 다시고 글을 쓰다보면 자신이 청와대 대변인인지 평양 노동신문 주필인지도 구분 못하고 개망난이가 되어 추태를 부리는 경우도 보게 되는데 오늘 조선일보 최모 기자의 칼럼이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최 기자!

수많은 언론사 글쟁이들끼리 노른자리 놓고 경쟁이 치열한 줄은 알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게 뭐요?

4대강 사업이나 세종시 문제나 다 현재 국정의 뜨거운 감자가 되어 있는 판에 무슨 성공의 메시지를 읽어라는 말이며 마지막 문장에서 '반대편에 남아있는 것"은 박근혜를 지칭하는 것 같은데 박근혜가 왜 민주당과 같은 취급을 받아야하는지 참 이해난망이요.

세종시 문제로 박근혜를 잡아? 박근혜를 잡았는데 정운찬이는 왜 계란으로 두들겨 맞는거요?

오늘의 이 혼란은 대선때 원안고수를 천명했다 이제와서 그 공약을 뒤집지 않을 수 없는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야기된 것 아니오?

머리속에 무슨 생각으로 가득한지 내 눈에 훤히 보인다.

아직 임기가 3년이나 남았으니 열심히 해 보시오!

잘 하면 최 기자가 청와대에서 대변인노릇하는 꼴을 TV에서 보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니....

난 왜 저렇게 사는 재주가 없을까?

<프런티어타임스 이태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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