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반란...野, 4대강 전선 퇴각 신호탄?
- 농수위 4대강 예산 통과에 민주당 '발칵'...그러나 해결책도 안보여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4대강 전선에서 밀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 농수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당초 정부가 요구한 17조1618억원보다 5236억원 증액된 17조6854억원의 내년도 상임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농수위는 특히 이 과정에서 야당이 4대강 관련 예산이라고 주장해온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도 일부(17.2%) 내역만 변경, 정부가 제출한 총액 4066억원 그대로 처리했다. 구체적으로, 4대강 지역 96개 저수지 둑 높임 사업비 4066억원의 총액은 유지하되 이중 700억원(17.2%)을 4대강 이외 지역으로 돌린 것이다.
농수위 위원장은 민주당 이낙연 의원(3선·함평-영광-장성)이다. 현재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4대강 예산을 놓고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4대강 관련 예산이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의 지휘 아래 상임위를 통과한 것은 일종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뭣보다, 민주당 등 야당이 더 이상 4대강 사업 관련 예산을 빌미로 내년도 예산안 처리 '보이콧'을 하기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 내에서 조차도 일치된 목소리를 못냄에 따라 당 지도부의 위상이 하락, 지휘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영산강 인근을 지역구로 하는 민주당 의원들 및 지자체 단체장들이 4대강 사업에 내심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지도부의 "묻지마식 4대강 사업 반대"는 현 시점에선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여당이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예산안 처리 발목잡기로 서민 살리기 정책 수행이 어렵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점도 민주당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은 농수위에서 4대강 예산이 전격 통과된 직후 "당 입장과 무관하게 농수위에서 4대강 예산이 통과된 데 대해 유감이다. 예결특위에서 전액 삭감하겠다"(우제창 대변인)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농수위가 결정한 사항을 예결특위에서 마음대로 삭감할 경우, 여론의 화살이 빗발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세계가 인정하고 높이 평가하는 (4대강) 사업을 야당만 사생결단으로 반대한다."며 "4대강 사업은 유엔환경계획(UNEP) 뿐 아니라 스페인 등 해외 언론에서도 녹색혁명으로 보도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이낙연 위원장과 관련, "농수산식품위 이낙연 위원장은 국민 뿐 아니라 한나라당 의원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적극 지원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