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議員의 牽强附會를 통박한다.
- 절벽으로 아장 아장 걸어가는 세살 먹은 아이를 바라보는 심정

▲ 이태준 프런티어타임스 편집국장
한 4년전 쯤으로 기억하는데 어느날 무슨 일로 네티즌들의 모임이 있어 나갔더니 그 자리에 제법 이름이 알려진노빠 논객이 하나 앉아 있었다. 나이는 30대 초반 정도로 보였는데(실제 나이는 모름) 노빠세계에서는 제법 필명을 날리는 친구였다.
그런 자리에서는 나같이 머리 허연 사람은 그저 즐겁게 웃기만 하는 조연 역할만 하는 된다는 생각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있었는데 이 친구가 무슨 이야기中에 느닷없이 "박정희가 한 가지는 잘했어. 교육 평준화.....그거 하나는 잘 했어." 하지 않는가?
그러니까 박정희는 '惡의 化身'이지만 교육 평준화 하나는 잘 했다 이런 말인데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성향이 어떤지 모를 리도 없고 또 내가 어떤 글을 쓰는지 모를 리도 없건만 이렇게 사람 속을 슬슬 긁는 소리를 하는 것 아닌가.
뭐야, 이 친구, 술 한잔 걸치더니 나랑 한번 붙어보자는거야 뭐야?
(요즘 젊은 친구들 술자리 매너가 형편없고 특히 자칭 '진보'를 표방하는 젊은 놈들은 아래 위도 없는 개망나니다.)
내가 점잖게 좋은 말로 70년의 교육평준화정책에 대해 차근차근하게 설명을 해 줬는데 다 듣고난 뒤에 이 친구 하는 소리가 "하여튼 박정희가 교육 평준화 그거 하나는 잘 했어." 였다.
니가 뭐라고 씨부리던 나는 내 생각대로 산다 이런 반항아같은 불손한 태도를 보여 그 친구쪽으로는 다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다른 사람과 재미있는 심심풀이 땅콩으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적이 있는데 오늘 또 그날 그 친구에게 했던 설명을 다시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아주 유식한 대학교수님도 그러고 메이저 신문의 논설위원님도 그러더니 오늘은 현 정권의 실력자 정두언의원께서도 중앙일보 칼럼에 "박정희는 왜 평준화 조치를 취했을까?"(중앙일보 37쪽)라는 칼럼을 기고했기에 하도 답답한 마음에서 다시 설명하고 반박한다.
40년전의 일을 이렇게 왜곡하니 우리가 알고 있는 400년전의 일이나 4,000년전의 일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는지 지극히 의문이다.
정두언議員은 '평준화'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데 당시에 그런 용어를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고 내가 기억하기로는 '6대 도시 추첨제 진학'이라는 말이 내 뇌리에는 익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전국의 도청소재지가 있는 6대도시(제주도는 제외되었을 것임)에 한하여 추첨제로 진학한다는 내용의 입시개혁이 있었는데 이 개혁안이 나오게 된 배경과 국내외적 환경에 대해서 정두언 의원은 전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사회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현상을 야기하는데 작용한 모든 요인을 동원해야함에도 대개의 사람들은 지극히 피상적인 원인 몇가지로 전체를 이해할려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정두언 의원 역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부분으로 전체를 이해하고 재단하는 것은 차라리 모르는 것만 못하다.
63년도 서울 인구가 300만명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나오더니 금방 400만이 넘고 500만명이 넘어 서울인구가 급팽창했고 이는 서울의 주택문제, 위생문제, 식수문제 등등 많은 문제를 낳아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었다.
특히 이 도시팽창문제에 더하여 68년도 김신조 사건, 울진 공비사건, 푸에블로 납치사건 등등 북한의 南侵가능성이 또 하나의 새로운 국가적 문제가 되어 급격한 도시팽창화는 정부로서는 보통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니었다.
서울같은 대도시에 인구가 몰려드는 것은 60년대 들어 경제개발계획으로 일자리를 찾아 무작정 서울로 몰려드는 농어민도 많았고 여기에 소득상승으로 대학진학율이 높아지자 명문대학을 가기 위한 명문고 진학율도 자연 치열해졌다.
일자리 찾아 무작정 상경하는 지방민과 명문학교 진학을 위해 대도시로 몰려드는 지방학생들로 인해 서울은 단기간에 과포화상태가 되어 국가적으로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다.
(이명박대통령도 이 시기에 서울로 올라온 그 많은 지방민 중 한명이었다,)
대책마련에 부심하던 정부는 하는 수 없이 대도시 인구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6대도시 추점제'를 실시햇는데 이것을 교육 평준화 개념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지금에사 그때 박정희가 왜 교육평준화를 단행했는지 이해할 수 있겠다고 하니 뭘 이해했다는 말인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 허공에 어른거리는 유령을 봤나?
70년대초 월남이 패망해서 공산화되고 다음은 김일성이 서울에서 환갑잔치 한다더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던 그 시기의 사회환경은 완전히 도외시하고 박정희의 평준화정책을 이제사 이해한다고 신문에 칼럼을 쓰고 있으니 마치 최전방 탱크부대앞에 갑옷입고 말위에 앉아 창 높이 들고 "내가 무섭지, 항복하라!"고 소리치는 짝퉁 계백 장군을 보는 것 같다.
정두언 의원은 外高때문에 사교육비가 늘어난다고 주장하는데 사교육비는 外高같은 특목고를 없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자식교육문제로 미국으로 이민 간 사람들이 그곳에서 다시 학원을 찾는다는 미국현지의 실태를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하나?(이들은 방학때는 서울에 와서 다시 명문학원이나 고액과외선생을 찾는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式으로 현실을 진단하고 정책이라는 것을 내놓는 것을 보면 절벽으로 아장 아장 걸어가는 세살 먹은 아이를 바라보는 심정이다.
정두언 의원은 60~70년대의 우리 현실부터 다시 공부하고 바르게 인식하기 바란다.
<프런티어타임스 이태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