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젊은 나이에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냈고 그 후에는 민주당에 들어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다시 미국에 유학을 떠났던 이계안이 1년여 만에 귀국해 어느 새 책을 펴 냈다는 소식이다.
이계안 지음 " 누가 칼레의 시민이 될 것인가"? 라는 책을 펴 내면서 명사들의 추천사가 눈에 띈다....짧지만 이계안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의식에 대해 잘 표현한 글이라고 생각하며 아래에 옮겨본다...
-이 책의 저자가 서울 곳곳을 다니며 목격한 것처럼 경제적 약자들은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도 없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우리 사회의 해법을 다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때-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
-늘 깨어있으며 변화를 추구하는 이계안을 관통하는 한 마디는 '따뜻한 시선'과 '당당한 자신감'이다. -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는 한국의 지배층, 그 속에서 처음으로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자고 제안한 첫 번째 한국인이 바로 이계안이다. - 우석훈, 88만원세대 저자
** 아래는 "누가 칼레의 시민이 될 것인가"? 의 저자 이계안이 생각은 어떤 것인지 그가 쓴 글을 옮긴다...
살아생전, 아버지가 “꼭 해라”고 한 일이 한 가지와
“하지 말라”고 한 일이 한 가지 있다.
1988년, 정몽준 현 한나라당 대표가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을 때
아버지는 “내가 정주영 회장만 못한 것이 무엇이더냐”라며
내가 정치하기를 바라셨다.
1998년, 현대자동차(주) 사장이 되어 고향에 내려가
아버지를 찾아뵈었을 때 마흔 여섯 살의 젊은 나이에 대기업 사장이 된
아들이 자랑스러울 법도 하지만, 아내의 손을 잡고 의기양양하게 찾아간
나를 아버지는 도리어 꾸짖으셨다. "좋은 학교 나와서 저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남자가 할 일이 아니다"
아버지는 늘 내게 利의 길이 아닌 義의 길을 가라고 이르셨고
당신 아들이 기업인으로 성공한 것으로 인생을 끝내길 결코 원하지
않으셨다.
그런 아버지가 내게 절대로 하지 말라는 것이 한 가지 있었는데
그것은 책을 쓰지 말라는 것이었다. 짧지 않은 옥살이를 더욱 어렵게
한 것이 아버지가 쓴 글 때문이었다는 것은 알게 된 건 그 후로도
오랜 시간이 흐른 후였다.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3년 반 뒤인 2004년 2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하여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됨으로써 뒤늦게
효자 노릇을 했다. 당시 선거를 치르면서 속성으로라도 책 한 권은 내야
한다는 주위의 권유가 여러 번 있었지만, 그 때마다 아버지 말씀을
떠올리며 거절해온 나다. 그런 내가 지난 8월 민성원 소장의 책에
「책속의 책」이라는 모양을 빌어 「멘토 이계안의 세상이야기」를
쓴 데 이어, 오늘은 「누가 칼레의 시민이 될 것인가」라는 책을 펴낸다.
말에는 언제나 책임이 따르듯 글 또한 마찬가지일 터.
그러나 삶이 있는 글은 우리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고,
그것이 또 다른 의미의 희망임을 나는 믿는다.
아버지가 살아생전에 하라는 정치는 결국 돌아가신 후에 시작했다.
그리고 하지 말라고 하신 책 쓰기는 돌아가신 후 어긴 셈이다.
이런, 내가 청개구리인가!
2009년 12월 2일
이 계 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