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못, 만만치 않네' 고민 깊은 정부
- 세종시 퍼주기에 혁신도시 반발...새로운 대안은?
정부가 세종시를 수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무엇을 채울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최근까지 정부는 세종시를 기업도시로 만들 것처럼 얘기했다. 정운찬 총리는 '유수의 기업들이 내려오겠다고 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다른 지방이 반발하고 나섰다. 뭣보다 전국에 16곳이 지정된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 지역이 형평성 문제를 들고 나왔다. 왜 세종시에만 기업과 공장 입주를 위한 파격적 인센티브를 주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20일 국회의원회관 내 한 분석통은 "정부가 세종시를 기업도시로 만들 것처럼 비친 것은 크게 잘못이다."며 "다른 지역이 불평등을 제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혼란이 계속되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원안+알파' 주장대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며 "결국에는 세종시 수정론이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분석통은 또 "사실, 세종시만 노무현 대통령의 대못이 아니라 혁신도시들도 대못이다."며 "정부가 이런 내용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정부가 대못들을 한번에 뽑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 입주 기업에 대한 파격적 인센티브를 비판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한나라당의 한 정책통은 "이 문제에 대해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현재 세종시에 내려온다고 거론되는 기업들에는 대기업과 큰 공장들이 많은데, 그러면 용수 확보 등 여러가지 문제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런 것이 아닌 최첨단 기업 등, 에너지나 물소비가 적은 기업이 내려오는 게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 정책통은 "그런 첨단 산업들 중에는 다른 지역의 산업과 겹치지 않는 것들이 여러개 있을 것이다."면서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많이 응용해야 할 것이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2005년 당시 세종시법 국회 통과에 반대 의원직을 사퇴한 박세일 한반도 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최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퍼주기 식의 대안은 안된다. 그런 대안은 역(逆)포퓰리즘이다."며 "누가 봐도 적절한 수준에서 설득력 있는 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그러면서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과 연구소들을 옮기는 것이 올바른 정책방향이다."며 "도시를 개발하는 데는 학교만한 것이 없다. 옛날에 서울 강남 개발할 때를 생각해 보라. 경기.서울.휘문.중동.경기여고.숙명여고 등 좋은 학교들을 옮기면서 순식간에 발전하지 않았는가?"하고 반문했다.
그는 얼마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선 지금의 유럽연합과 비슷한 아시안 연합이 향후 만들어질 수 있다며, 그 아시아 연합의 사무국이 세종시에 올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었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