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권, 쌀값 대란을 보고만 있는가
- 쌀값 폭락에 멍든 農心, ‘쌀종이’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격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기뻐해야 할 농심이 쌀값 폭락으로 피멍이 들고, 일부 지역에서는 한여름 땡볕에 피땀 흘려 키운 벼를 갈아엎어 버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해 가을 80㎏ 한 가마에 평균 16만 2000원이었던 산지 쌀값이 현재 13만원대로 떨어져 그동안 농민들이 걱정했던 쌀값대란이 현실로 다가왔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국산 쌀로 베트남식 ‘쌀종이’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쌀막걸리, 쌀국수, 쌀건빵 발언에 이어 쌀값 문제 해결을 위한 ‘MB식 아이디어’이지만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식의 대책에 불과하다.
첫째, 쌀막걸리, 쌀국수, 쌀종이 등 쌀 가공식품 활성화로 과연 국내산 쌀 소비가 얼마나 늘어날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수입쌀과 국내산 쌀 가격의 차이로 인해 수입산 쌀 소비가 늘어날 것이다. 쌀막걸리를 빚기 위한 쌀의 대부분이 수입산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둘째, ‘쌀종이’를 만들어 쌀 소비를 늘린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허울뿐인 정책이다. 베트남식 만두피인 ‘쌀종이’의 원료는 안남미(장립종)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자포니카(단립종)로는 만들기 힘들다.
결국 대통령이 지시한 쌀종이를 만들기 위해 안남미를 수입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국내산 쌀 소비를 증가시키려는 대통령의 설익은 아이디어가 오히려 또 다른 형태의 쌀 수입을 불러올 수 있다.
셋째, 대통령이 쌀 소비 관련 아이디어를 계속 내놓는 것은 쌀값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쌀값 폭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데도 정부가 손 놓고 있다가 쌀값 대란이 일어나자 부랴부랴 호들갑을 떠는 것이다.
실제로 쌀 생산량은 작년 484만톤, 올해 468만톤에 이르고 있는 데다 의무수입물량(MMA)마저 지난해 29만톤, 올해 31만톤으로 매년 2만톤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4대강 이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관심도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더 이상 쌀값 대란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현실성과 실효성이 결여된 ‘쌀종이’ 운운하는 포퓰리즘식 쌀 정책은 농민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금년도 쌀 생산량 추정에 실패하고, 시장격리 조치에도 실패하여 쌀값 폭락을 자초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이 4대강에 쏟아 붇는 돈을 봄부터 수확철까지 뼈 빠지게 일한 농업인에게 적극 지원해야 한다.
자유선진당은 쌀값 폭락으로 좌절하고 있는 농심을 달래기 위해서는 공공비축미 매입 확대 등 시급하고도 실질적인 쌀값 안정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이는 국민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돈의 일부만 가지고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즉각적인 실천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09. 11. 16
자유선진당 정책위의장 이 상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