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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11-14 10: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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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23일로 만료되는 가운데, KBS 이사회에서 사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새 사장 선출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KBS 사추위는 공모자 가운데 5명을 선별해 이사회에 추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사장 후보 공모가 지난 10일마감되어 사추위가 14일까지 사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도록 되어있다. 사실상 사추위 내부에서는 합의를 통한 후보 추천이 가능해 여당측의 일방적인 추천이 어려워진다.

이병순 사장의 임기가 오는 23일까지로 되어있어 그 이전까지 새 사장 선출을 해야 한다. KBS 신임 사장에 누가 선출될 것인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병순 사장이 취임할 때처럼 온갖 구설수와 독선적 운영이 뒤를 따랐다. 이처럼 KBS가 정부의 낙화산 인사로 곤욕을 한바탕 치룬 경험이 있다. 또다시 전임과 같은 낙하산 사장이 선출돼서는 안된다. KBS 이사회가 자율적인 방식을 통해 만장일치로 사장 후보를 추천하여 KBS의 독립성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최근 KBS 사장의 경우 중립성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국민의 대표적인 KBS가 권력과 사회의 부패를 감시하고 정부 실정을 제대로 비판하여 국민을 대변하고 그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바램을 국민들은 가지고 있다. 지난 8월 설문조사에서 언론인의 54.8%가 KBS 보도가 더 불공정해졌다고 한다. KBS에 대한 신뢰도는 2년 전에 비해 13.2%가 하락했다. 대통령과 정부의 활동은 긍정적으로 보도하고, 부정적 측면은 축소 누락 보도하는 사례가 많았다.

우선 KBS가 자율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공영방송위원회'가 방통위와 별도로 구성되어야 한다. 현재 이사진 11명은 방통위가 KBS이사들을 제청한 후 대통령이 임명했다. 별개로 MBC 이사진 9명은 방통위가 직접 임명한다. 방통위는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방통위 상임위원 5명 중 위원장을 포함한 2명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고, 나머지 3명은 국회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KBS이사진과 방문진이 여야 정치세력분포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영방송이 정치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한 공영방송의 독립성은 요원하기만 하다. 공영방송이 정치적 독립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이사진을 대치할 '공영방송위원회'가 별도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방통위는 위원회로 되어 있지만 위원장이 모든 권한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 방통위가 정부의 한 부처로 되어 있어, 그 영향력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장치가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두각되고 있다.

KBS 이사회는 그 어느때보다도 권력으로부터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사장을 선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명박 정부도 KBS 사장 선출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지난 11일, <신임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 KBS 위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비전과 철학을 갖추고,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미래 방송산업의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이사회는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최적임자를 뽑아주기 바란다>는 발언을 했다.

대통령이 KBS 사장 선출을 앞둔 시점에 직접적인 발언을 한 것 자체가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 물론 대통령으로써 공정하게 이뤄지기 바라는 마음에서 한 발언이겠지만, 그동안 사장 선출에 대한 불신이 불거진 만큼 오해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KBS 사장 선출에 일체 발언을 자제해 그야말로 공정성 있는 KBS 사장 선출이 될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한다. 이번 만큼은 정치력에서 벗어난 공정하고 자율적 방식으로 사장 선출이 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미 공모에 응한 후보들의 면면이 공개된 시점이다. KBS 이사회는 사장 후보에 15명이 등록했다. 사장후보들은 오는 14일 사추위의 서류심사로 후보 5명이 선별한 뒤 이사회에서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된다. 후보자로 등록한 인사는 이병순 사장과 김인규 디지털협회장을 포함해 홍미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계약직지부장, 이봉희 미주KBS 사장, 양성수 전 KBS 아트비전 사장, 유자효 전 SBS 라디오본부장, 심의표 전 KBS 아트비전 감사 등으로 알려졌다.

현재 KBS 신임 사장 선출 후보로는 이병순 현 사장과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사이의 양자대결로 압축되는 가운데 강동순 전 KBS 감사, 권혁부 전 KBS 이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거론되는 후보들은 한결같이 노조나 PD협회에서 반대하는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KBS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현직 사장, 대통령의 특보를 지낸 인사, 한나라당과의 관계가 드러난 인사, 또는 정연주 전 사장을 몰아내기에 앞장섰던 인사들이란 점이다.

후보군에서 가장 유력한 '이병순 현 사장'과 '김인규 디지털협회장'은 장점이 있는 반면, 단점도 있다. 이병순 사장의 경력은 KBS 보도국 주간을 거쳐 KBS 미디어 사장과 KBS 비즈니스 사장을 지냈다. 이병순 사장은 지난 사원투표에서 77% 불심임을 받은 결함을 갖고 있다. 김인규 회장은 KBS 공채 1기로 KBS 보도국장, 뉴미디어본부장을 역임했다. 또 지난해 KBS 사장공모에서 가장 유력한 사장 후보로 꼽혔으나 야당측 공세에 사장지원을 스스로 포기하기도 했었다.

김인규 회장의 경우 MB특보 출신이라는 점이 약점이지만 사내에 따르는 인맥이 오래전부터 형성돼 있다. 최근 거론되기 시작한 강동순 전 위원은 손병두 이사장과 경복고 선후배지간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이병순 사장과 김인규 회장 모두 응모한 것을 두고 KBS 내부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KBS 중견PD는 두 사람 모두 후보자로 등록했다는 건 청와대 등 윗선이 아직 정리가 안됐다는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조심스레 하고 있다.

그러나 KBS 내부 구성원들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 모두 부적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병순 사장은 KBS내부구성원 76.9%가 연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지난 1년 동안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제대로 하지 못해 무리한 연봉계약직 해고, 제작비 삭감, 비판 프로그램 축소 등 제작진에 대한 창의력을 없애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직원들과 소통을 하지 못했고 보복인사 등을 통해 조직의 갈등을 증폭시킨 불통·갈등조장자이다.

김인규 후보는 KBS출신이지만 이명박 당선인 언론보좌역을 지냈으며 이후 이명박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IPTV사업'을 밀어주기 위해 통신업체가 모여 설립한 코디마 회장으로 현 정권의 방송계 실세로 꼽히고 있다. 강동순 후보는 지난 대선 직전 한나라당 집권을 위해 언론을 어떻게 장악할지 논의한 이른바 ‘녹취록 파문’의 핵심인물이다. KBS의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 등을 좌파방송으로 규정하고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붕괴시켰다고 비판한 전력도 있다.

11일자 경향닷컴은 방송특보를 지낸 김인규회장이 이미 차기 사장으로 낙점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현실에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KBS의 신뢰는 땅에 떨어져 있다. 어느 누가 사장에 선출될 것인가 보다는 선출된 사장이 어떻게 KBS의 신뢰를 향상시킬 것인가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국민의 방송인 KBS가 권력과 사회의 부패를 감시하고 정부 실정을 제대로 비판할때 KBS의 위상은 예전대로 바로 세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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