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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11-06 11: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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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0월 26일, KBS가 박 대통령 서거 20주년을 기념해서 특집 프로를 내보냈는데 웬일인지 그 특집방송을 심야에 내보냈다. 내 기억으로는 다들 잠든 12시에 내보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2시간짜리였나 그랬다. 그때까지 나는 안 자고 기다렸다. 녹화하면서 그 프로를 다 봤고 며칠 뒤 다시 한 번 더 봤다.

KBS가 왜 방대한 작업 끝에 완성한 그 특집프로를 심야에 내보냈는지도 끝까지 보고나서야 알아챘다.

박 전 대통령과 같이 공부하고 성장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직접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전체적으로 박정희라는 사람이 어린 시절부터 민족정신이 강했고 의협심이 강한 사람이라는 증언들이 줄을 이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그 인식을 바꾸게 할 만큼 인간 박정희에 대해 긍정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제작진이 오랫동안 고생해서 만든 그 특집프로를 그대로 내보자니 당시 정권 때문에 내보내기도 눈치 보이고 그렇다고 안 내보내자니 그동안 퍼부었던 심혈이 아깝고...... 결국 사람들이 대부분 잠든 한밤중에 내보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박 전 대통령 특집프로는 문경보통학교 교사 박정희 선생님이 학교 뒷산에 올라 트럼펫 부는 소리에 마을 사람들이 일어나 하루를 열었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느 날 어린 여학생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걸 본 같이 놀던 아이들이 학교로 달려와 '물에 아이가 빠졌다'고 고함치자 트럼펫을 등에 멘 어느 선생님이 트럼펫을 멘 채로 물에 뛰어 들어가 아이를 구해냈는데 나중에 보니 그 분이 박정희 선생님이었다는 어느 할머니(당시의 문경보통학교 학생)의 증언도 나오는데 항상 말이 없고 학생들한테 매우 자상한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이런 증언도 나온다. 어느 날 학생들이 박정희 선생님의 하숙방에 놀러갔더니 방에 웬 이상한 서양사람 사진이 걸려있더란다. 한 학생이 저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박정희 선생님이 빙그레 웃으며 "나폴레옹이다"고 대답하더라는 기억도 들려줬는데 문경보통학교 선생님 박정희가 만주 군관학교 학생이 되었어도 이 나폴레옹 사진은 따라다녔다는 걸 나는 다른 기록에서 본 적이 있다.

70년 전 그 당시 나라 잃은 조선의 박정희 학생한테 나폴레옹은 자신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예시해주는 훌륭한 등대였고 귀감이었다.

아시다시피 나폴레옹은 프랑스에 강제합병 된 엘바왕국의 몰락한 귀족의 아들로서 나중에 프랑스로 건너가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혁명의 와중에 발군의 전공을 세워 영웅이 되고 젊은 나이에 무력으로 정권을 잡고 프랑스의 황제가 되었던 인물이다.

게다가 작은 키까지 닮은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은 나폴레옹의 전철을 밟아 민족의 한을 풀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짐작케한다.

대구사범학교시절 금강산으로 수학여행가서 박정희 학생이 여행소감을 써 놓은 것이 KBS 제작진이 이미 작고한 대구사범학교 동기생의 유품에서 처음으로 찾아냈는데 기억이 오래되어 내용을 그대로 옮길 수는 없지만 내용은 나라 없는 민족의 한을 담아놓았다.

“금강산아, 너의 자태는 세계에 이름을 떨치는데, 우리는 왜......” 무슨 일인지 끝을 맺지 못하고 끝난 박정희학생의 금강산 수학여행 소감문은 이렇게 가슴 아프게 적혀 있었다.

그 어린 나이에 무슨 민족을 찾았을까 해서 나는 놀랐다. 대구사범시절 박정희 학생은 일본인 교사에게 반항적이라는 학적부 기록도 KBS는 공개하고 있는데 자신이 황국신민을 양성하는 교사로 일생을 살아야한다는 자각에서 매우 고민하고 괴로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그럴 바에야 차라리 나폴레옹처럼 일본을 지배하는 사람이 되자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생활을 당장 때려치우고 사관학교에 다시 입학하자고 생각한 것이다.

나이가 이미 많아 사관학교에 입학할 수 없게 되자 예외적 입학을 애원하다 결국 혈서로 충성맹세 했을 것이라 나는 추측한다.

그 특집프로엔 박정희가 어떻게 해서 남로당에 가입하게 되었으며 결혼하자 곧 이혼하게 된 사유를 짐작케 하는 진술도 나오는데 아무튼 인간 박정희의 사람 됨됨이를 알게 해 주는 좋은 자료였다.

KBS 방송분에는 당시 만주군관학교, 일본육사 동기생들, 문경보통학교 학생, 대구사범학교 동기생, 남로당 사건으로 박정희를 수사했던 수사관까지 다 나와서 진술하는데 한결같이 인간 박정희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는 증언들이 나온다.

기회 있으면 CD로 구워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 줄 생각이다. 박 대통령의 혈서로 쓴 충성맹세 기사를 발견했다고 하지만 설령 그랬다하더라도 나는 왜 그랬는지를 잘 안다.

거인 박정희를 이해하기엔 당신들은 아직도 멀었다. - delmonaco

<프런티어타임스 frontier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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