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당 초읽기?...심상치않은 세종시 수정파
- 박근혜 만큼 강한 신념 + 대규모 세력 + 여론 뒷받침
한나라당이 분당(分黨)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세종시 수정 문제를 놓고 찬성파와 반대파가 사실상 '루비콘 강'을 건넌 분위기인 것.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31일 한 불교 행사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세종시 문제는 국회가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다."고 강조, 다시 한번 수정 불가 입장을 못박았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최근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29일 "박 전 대표를 만나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한번 듣고 싶다."며 "내 생각을 말하면 박 전 대표도 상당히 동의할 것이다."고 밝힌 것에 대해 "(동의는) 국민들과 충청도민에게 구해야지 나한테 할 일이 아니다."고 선을 굵게 그었다.
문제는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확고한 입장 만큼이나 세종시 수정을 주장하는 세력의 입장도 단단하다는 점이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국가 백년대계'를 언급하며 세종시 수정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명박 대통령으로선 다음 대선에 나올 사람이 아니다. 때문에 정치적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대로 밀고나갈 것이란 게 중론이다.
또,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김문수 경기지사는 자신의 인생에서 제일 후회하는 것 중 하나로 '세종시법이 통과될 때 의원직을 내던지지 않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세종시 수정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내 자신의 계파를 갖고 있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수도분할반대투쟁위원회'를 이끌기도 했었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것이다.
사실상 친이명박계 대부분이 세종시 수정 쪽에 서있다고 봐도 별 무리가 없다. 여기에 친박근혜계인 김무성 의원도 얼마전 세종시 수정 주장을 펼쳐 주목받았다.
이와 함께 시민사회단체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난 20일 '나라의장래를걱정하는원로' 93명은 20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세종시가 진정으로 충청권 발전의 중심축이자 대한민국 재도약의 관건이 되게 하기 위한" 시국선언을 발표, 세종시 수정을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수도분할저지국민켐페인은 지난 9월 10일 행정수도복합도시 건설계획의 수정을 촉구하는 1,207명의 원로, 지식인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세종시 수정에 찬성하는 세력들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번 뭉쳐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추진해볼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여론조사 결과 세종시 수정 의견이 원안 고수 의견보다 높게 나오고 있는 점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세력의 규모가 크고, 더불어, 이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으면 자연적으로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지기 마련이라는 지적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