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정권 뺏기면 칼 갈아 누굴 찌를건가”
- "현직 공무원이 왜 갈등에 중심에 있나" 등으로 질타
안병욱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사로 인해 진땀을 흘렸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지난 5월 발표된 안 위원장의 추모사를 소개하며 격앙된 목소리로 “소름이 끼친다”라고 말했다.
장 의원이 소개한 안 위원장의 추모사에는 “무엇이 촌로로 살아가겠다는 소박한 꿈마저 죽음으로 마감하게 했습니까. 우리나라는 한번 표적이 되면 무엇으로도 보호받지 못해 끝내 살아남지 못하는 사회란 말입니까. 당신으로 인해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 세력들의 반발은 무섭습니다. 다시 장벽을 돋우고 열린 틈을 닦달하고 칼집의 칼을 꺼내 갈고 있습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장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소개하며 안 위원장을 향해 “무섭다. 위원장님 같은 분이 앞으로 과거사재단 만들면 노 전 대통령 서거가 MB정부의 보복이라고 역사가 증명할 것”이라며 “누가 누구를 향해 칼을 갈고 있나. 정권 뺏기면 칼 갈아서 누구를 찌를 것인가” 등으로 매섭게 질타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내 생각을 썼다. (정치)보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칼을 갈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이런 글을 쓰고 인터넷에 띄우니 보수와 진보를 넘어 과거에 아픈 상처를 만져주는 곳의 최고책임자인 위원장이라고 인정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노 전 대통령 재단(사람 사는 세상)에 들어가고, 이명박 대통령 대북정책에 반대하는 포럼에 가입하고, 이런 글을 올리는 분을 어떻게 공정하게 과거사일을 하고, 그 곳의 수장이라고 인정할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럴 거면 위원장 그만 두고 정치나 재야 운동을 해야지, 현직 공무원인 위원장이 왜 갈등의 중심에 서 있나”라며 “그러니까 온 언론에서 소모적인 좌우, 보혁갈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안 위원장은 시종일관 고개를 끄덕거리며 “조심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장 의원은 안 위원장에게 현직 공무원의 신분으로 ‘사람 사는 세상’ 운영위원으로 들어간 이유를 물었으나, 안 위원장은 “잘 모르겠다. 확인해 보겠다. 나한테 확인 받거나 가입원서를 낸 적은 없다”라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최정숙 기자 jteme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