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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10-16 14: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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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동의대 사태 당시 순직한 경찰들의 추모비가 최근 세워진 것과 관련, "경찰은 죽어서 말한다고 느꼈습니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김 교수는 1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20년쯤 전 부산 동의대 참사가 벌어졌고, 순수한 학생들이 불순분자들의 사주를 받아 난동을 일으켰으므로 이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관들이 크게 다쳤을 뿐 아니라 납치된 동료들을 구출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던 최동문 경위, 조덕래 경사, 정영환 경사, 박병환 경사, 모성태 수경, 서원석 수경, 김명화 수경은 거기서 꽃다운 목숨을 잃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 것만이 억울한 일이 아니었습니다."라며 "상사의 명령을 받들어, 폭도들에게 붙잡혀 포로나 다름없이 된 동료 경찰을 구출하기 위해 몸을 던진 애국경관들은 오히려 '반민주 경찰관'이라는 누명을 쓰고 지난 20년 동안 부당하고 억울하고 불명예스러운 깊은 잠을 잘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그러면서 "그런 줄을 뻔히 알면서도 시류에 밀려 국민은 말 한마디 못하고 죽은 듯 조용했는데 이제 비로소 이 순직 경찰관들은 무덤을 헤치고 일어나 가족 품에, 민중 품에 돌아와 크게 외칩니다. 얘 이 죽일 놈들아!"라고 적었다.

김 교수는 "그들은 이제 추모비가 되어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경찰청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거기 일곱 개의 비석이 사이좋게 서서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를 꾸짖고 있는 듯합니다. 경찰은 죽어서 말한다고 느꼈습니다."라며 "이 못난 우리들을 용서하소서."라고 고개를 숙였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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