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온건-실리 선택… 투쟁노선 버렸다
- 정치파업 선봉대에서 변화… 노사관계 재정립 전망돼
민주노총의 주력인 금속노조의 핵심기반을 형성해온 현대자동차 노조가 변화의 기로에서 ‘온건-실리노선’을 선택했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3대 집행부 결선투표 개표에서 온건-실리를 표방한 기호1번 ‘전진하는현장노동자회’ 소속 이경훈(49) 후보가 당선됐다.
이 후보는 2만1,177표로 52.56%를 득표해 1만8,929표를 얻은 강경파 ‘민주현장’ 권오일(43)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는데 이 후보는 지난 1994년 실리노선을 견지한 이영복 전 위원장 재임시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그 해엔 주기적으로 반복된 파업이 없기도 했었다.
따라서 현대자동차 노조의 새 집행부 구성으로 현대차노조가 앞으론 투쟁보다 실리를 중시하면서 새로운 노사관계의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는데, 노동계에선 당장 현대차노조가 민주노총은 물론 금속노조와 관계를 재정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노동계 출신 시민단체 활동가는 “세계 자동차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면서 국내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다”며 “주기적인 파업을 무기로 강경노선을 취해온 현대차노조 역시 ‘이 같은 불안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앞서 쌍용차 사태에 대한 개입에서 드러났듯 무기력한 금속노조와 민노총의 지도력에 실망한 조합원들이 강경투쟁 노선을 버리고 온건-실리노선을 택한 것으로 본다”면서 “향후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의 시발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노동계 관계자는 “민주노총의 핵심기반이자 정치파업의 선봉대 역할을 해왔던 현대차노조의 노선변화는 일상화된 투쟁노선에 대한 반감으로부터 시작됐다”며 “노동운동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자 노사상생을 위한 관계 재정립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기자 21csh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