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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9-25 00: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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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준 프런티어타임스 편집국장
아침 중앙일보를 펼치니 한국의 몇개 대학의 學科가 세계 100위권에 들었다고 해드에 올려놓았기에 유심히 읽어보았다.

우선 어느 기관에서 조사한 것인가 찾아보니 '중앙일보 2009년 대학평가팀'이 조사했다고 나와있다.
중앙일보가 그런 평가를 할만한 능력을 갖췄는지 모르겠다.

올림픽 메달순위는 10위밖으로 나가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아는 나라에서 그리고 경제력 세계 10위권의 나라라고 자랑하는 나라에서 세계 100대 대학에 들었다는 조사결과가 이렇게 큰 뉴스가 된다니 좀 우습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다.(우리나라의 경제력은 2008년 15위로 밀렸고 2009년엔 16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韓.日축구나 야구경기가 벌어지면 모두 애국자가 되어 응원열기로 온 나라가 뜨거워지고 다른 나라라면 몰라도 일본에는 져서는 안 된다는 국민들이 왜 노벨상 수상자 경쟁에는 관심이 없는 것일까?

일본은 물리. 화학분야에서만 벌써 13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는데......
중국, 인도 파키스탄도 기초과학분야에서는 우리를 훨씬 앞서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중앙일보 대학평가팀이 한국대학에 후한 점수를 주었으리라는 건 불문가지고 이 조사를 외국의 권위있는 기관에서 했다면 이보다 훨씬 못한 결과가 나왔으리라 생각해도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기초학문수준은 어디쯤에 와 있는 것일까?

모르긴 해도 국민소득과 反비례해 지난 20년동안 후진해 왔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1957년 소련이 인공위성을 발사한 이래 많은 나라들이 자체기술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렸지만 우리는 우리 기술로 인공위성을 쏘아 궤도에 올린다는 건 현재로는 요원한 일임은 지난 나로號 발사때 경험한 일이고 우리가 한 일은 러시아에 수천만 딸라의 돈을 주고 로켓을 사와서 발사기지로 우리 땅을 제공한 것 밖에 없다.

나로호 발사때 우리 과학자들은 우리돈으로 산 로켓트를 가까이서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고 내부를 들여다 볼 수도 없을 정도로 철저히 러시아 기술진들로부터 격리되었고 기술유출을 염려한 러시아측이 배치한 보안요원들로 부터 로켓에 접근하는 것조차 금지당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으니 그런 인공위성발사를 왜 해야하는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 돈으로 기초학문분야 종사자를 양성하는 것이 순리고 합리적 아닌가?

우리의 독자기술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린다는 건 현재로는 그 시기를 점칠 수도 없다.

학문과 기술분야에서 2등은 별 의미가 없다.

하물며 100위권내에 들었다는 것은 참담한 기분만 드는 결코 기분 좋은 뉴스가 아니다. 그것도 중앙일보 조사결과로......

나로號 발사때 기술 약소국의 서러움을 톡톡히 경험했다고 언론은 피력하고 있던데 그 서러움의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반성하는 기사는 어디에도 없었다.

바로 교육의 낙후성 때문 아닌가?

국민소득은 2만불이라고 하면서 우리의 교육수준은 60년대보다 더 낙후되지 않았는가?

전교조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우리 교육현장은 평준화라는 미명아래 경쟁없는 교육이 되어버렸고 私敎育이 공교육을 대신하며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강요하고 있고 천편일률적인 암기위주의 교육으로 쓸만한 인재는 醫藥系, 법조계로 나가고 기초학문學科를 선택하는 학생은 醫藥系, 법조계 진출이 좌절된 학생들이 가는 곳으로 인식되는 것이 우리 교육현실이다.

그나마 우리 기술수준을 그런대로 올려주는데 절대적인 공헌을 했던 IT 경쟁력도 2007년 세계 3위 2008년 세계 8위로 떨어지더니 금년 2009년엔 16위로 떨어졌다는 英國 EIU의 조사결과도 며칠전에 나왔었다.

우리가 IT분야에 경쟁력이 있었던 것은 선제적 투자로 설비가 잘 갖춰졌다는 것이지 기술자체가 경쟁력이 있었다는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2010년엔 IT 경쟁력도 20위 밖으로 떨어져 더 이상 한국이 IT 强國이라는 자랑은 할 수 없게 되었다.

원천기술은 거의 대부분 외국에 의존하고 자체기술은 너무나 낙후되어 갈수록 기술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어떻게 先進化를 노래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등산갈 때마다 늘 휴대하고 다니는 스위스製 '멕가이버 칼'은 꼭 30년전에 구입한 것인데 지금도 녹 한 점 쓸지 않고 새것처럼 반짝이며 요긴하게 잘 쓰이고 있다. 우리가 이런 '맥가이버 칼'을 만들려면 제강기술부터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밀함은 말할 것도 없고........

자원도 없고 인구는 5천만이나 되는 나라에서 소득 2만불을 넘어 선진국이 될려면 교육제도를 깡그리 뜯어고쳐 철저한 경쟁을 유도하는 경쟁체제로 바꾸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 없다. 극소수의 똘똘한 엘리트가 국가를 먹여살린다.

지금처럼 해외로 나가는 유학생이 세계 1등이 되어서야 선진국 진입은 꿈도 꿀 수 없고 현재수준이나마 유지하면 다행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60~70년대처럼 몸으로 때우며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국민 개개인이 '경쟁력 일등국민'이 되지 않으면 국가의 경쟁력 역시 일등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교육제도를 깡그리 뜯어고쳐 대학경쟁력 100등이 아니라 10등안에 들지 않으면 미래의 희망은 없다.

우리 교육수준은 아시아의 후진국보다도 더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정치인이 몇이나 되는지.......

앞날을 생각하면 이래 저래 걱정만 늘어간다.

<프런티어타임스 이태준 편집국장 frontier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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