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인사검증에 ‘세종시-4대강’이 왜?
- 지역주의-이념에만 매몰된 야권, 또다시 정부겨냥해 ‘안티캠페인’시도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르면 내주에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야권이 동시에 정 후보자를 일제 비난, 그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권은 정 총리 후보자를 향해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다가 갑자기 옹호론자로 선회한 것 아니냐면서 비난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중도적 정치성향의 경제학자가 보수우파 이명박 정부와 야합했다는 것이 핵심 포인트인데 이 와중에 세종시 및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반정부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정 전 총장은 대운하는 절대 반대, 4대강도 부정적인 말을 한 적이 있고 부자감세도 적극 반대했었다”며 “완전히 다른 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총리후보를 수락했을까…, 국민들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지원 정책위의장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총리로서 적격여부를 검증하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대운하는 물론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교육 및 경제정책 등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냈었는데 이것이 어찌 바뀌었는지 봐야겠다”고 말해 정략적인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이 같은 반응은 같은 보수진영인 선진당 이상민 정책위의장의 발언에서도 나타나는데 그는 정 후보자를 ‘변신의 귀재’라며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다가 총리지명을 받자마자 대통령과 생각이 일치한다고 말을 바꿨다. 추후 ‘패가망신’하지 말고 사퇴하라”고 비난했다.
정가에선 민주당이 미디어법 쟁점화 시도가 실패로 끝나 안팎의 비난이 쇄도함에 따라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인사청문을 빌미로 4대강 살리기 반대로 이슈를 전환하려는 의도가 있으며 내부분열로 교섭단체 지위까지 상실한 선진당은 세종시만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여야 정치권이 정 후보자의 도덕성과 업무수행 능력 등에 대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야당들의 공세는 다분히 정략적인 의도란 것이 여의도 정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우선 대통령이 정운찬 총리카드를 꺼낸 것은 파격적인 국정운영 쇄신을 기하겠다는 의지로 본다”면서 “야권은 인사청문을 빌미로 세종시-4대강 등을 쟁점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결격사유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물론 정 후보자가 정부정책과 관련해 말을 바꿨다는데 학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이다. 정작 말 바꾼 것은 야당들이 아니겠냐”고 반문,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정계은퇴를 번복한 다음 대선에 나올 당시도 그렇게 말했냐”고 쏘아붙였다.
또 다른 정가 관계자는 “야당들이 정 후보자의 자질이나 도덕성 검증보다 각자 정략적 목표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선전의 장으로 삼으려는 것 같다”며 “앞서 소속의원들의 총사퇴를 공언했던 민주당의 경우 국민들을 속인데 대한 사과가 우선이 아닐까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심대평 전 대표의 입각이 불발되고 세종시 논란까지 한창인 선진당의 경우 정 후보자에 대한 공세보다 지역주의에 매몰돼있다”며 “실현 가능성이 없는 ‘강소국 연방제’ 주장이나 충청권 민심을 얻기 위해서 세종시에만 천착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날 정부종합청사 창성동 별관 사무실에서 총리실 인사청문 태스크포스(TF)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고 국회 인사청문에 대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구성된 인사청문 TF는 이병용 정무실장을 팀장으로 ▲정책 ▲대(對)국회 ▲신상 ▲공보 ▲행정지원 등 5개 분야의 총괄국장을 포함한 실무진으로 조직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는 정부정책 전반은 물론 신종플루 및 대북관계 등 주요현안을 보고받고 인사청문에 필요한 재산-납세내역, 병역 등 신상문제에 대한 협의절차를 진행키도 했다.
또한 정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힐 국정 추진방향 등에 대한 각계의 조언을 청취하고 TF는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할 임명동의안 서면작업을 8-9일경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기자 21csh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