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사생결단의 전투가 나를 기다리고..."
- "한 번도 DJ를 행동하는 양심이라 생각 안해"

▲ 김동길 전 연세대학교 부총장
故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 기간 평소와 달리 유화적 태도를 보였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다시 필봉을 휘둘렀다.
김동길 교수는 2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난 일요일 장례식을 치른 김대중 대통령의 '예찬론'이 이 나라의 모든 신문과 잡지의 기사를 메우고 있고, 텔레비전의 화면을 독점하다시피 요란합니다."라며 "며칠이나 더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세상을 떠난 뒤에 일약 조국 역사 5천 년의 불세출의 영웅으로 부각되었습니다."라고 현재 분위기를 묘사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전 국민이, 전 세계가, 깊은 슬픔에 잠긴 것처럼 나팔을 부는 것은 잘못 아닙니까."라며 "나 같은 사람은 한 번도 김 대통령을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오늘 이 '광란의 군중' 속에서 심한 고독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사생결단의 일대전투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까."라고 굵게 적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 "진리 편에 섰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에는 나는 싸움을 시작하는 일이 없습니다. 비교적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나의 조상 중에는 단 한 사람도 호전적인 인물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순해 빠진 조상의 피를 이어 받은지라 되도록 싸움은 피해 가는 것이 나의 타고난 본성입니다. 그러나 부당하게 건드리면 양처럼 순하던 사람이 '맹산 호랑이'로 돌변하게 됩니다. 싸움이 시작되면, 'Live or die'입니다. 선택에 여지가 없습니다."라고도 밝혔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