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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8-18 23: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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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우리나라 진보진영의 지도자가 모두 이 세상을 하직하는 해가 되었습니다.

노무현.김대중 전대통령 모두가 대학진학을 하지못하고 고등학교를 졸업 하였으면서도 나름데로의 뚜렸한 정치철학을 지니고 서민들의 애환을 대변하기 위해 힘써온 국가 지도자로 자리메김을 하는데는 별다른 부족함이 없는 인물로 성장하였습니다.

또 두 전직 대통령은 출생시부터 온갖 고생을 격어온 파란만장한 인생역경을 넘어서 자기 가치관을 확립한 불세출의 인물로 국민들 속에 기억되는 지도자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출생의 미스테리부터 좌익활동의 편력까지 숫한 입소문과 루머들이 항상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의 앞길을 방해하였고 이런 루머들은 대통령이 되어서도 그를 괴롭혔고 대통령을 마치고 난 뒤에도 끊임없이 그의 곁을 따라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루머나 의혹들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많은 국민들은 그를 사랑하였고 그는 당당히 국민들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에게는 대통령 선거때나 대통령직 수행시나 그리고 대통령직 퇴임후에도 늘 그의 뇌리를 떠날 수 없었던 것은 그의 고통과 그의 성공, 그리고 그의 기쁨과 슬픔을 같이했던 영원한 숙제인 “지역감정 타파”였습니다.

김 전대통령이 반대파에 의해서 좌익으로 몰렸을때나 또 소수 재야세력으로 몰렸을때도 항상 그를 따뜻하게 감싸준것은 호남인이였으며 또 그가 대통령이 될수있었던것도 호남인에 의해서 였지만 그는 항상 그 좁은 지역에서 벗어나고 싶어했습니다.

1997년 11월 중순, 소위 DJP 단일화에의한 대통령후보가 되었을 때 김전 대통령은 지역감정의 완화를 고심하다가 필자를 만나자고 했습니다.

필자를 만난 그는 영남지역의 반 DJ정서 해소를 추구하는 방법을 필자에게 물었고 그 방안을 제시하여 줄것을 간청하였습니다.

필자는 김 전대통령에게 진정한 영호남의 화합을 위해서라면 먼저 돌아가신 박정희 대통령과 김전대통령의 인간적인 화해가 이루어져야하며 이 인간적이고 역사적인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김 전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시면 영남인 들에게 밝힌 공약을 변치않고 실천에 옮길 것임을 믿게 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준 일이 있습니다.

그 내용으로는 첫째, 박정희 대통령의 기념관을 세우겠다는 확고한 약속을 천명해주시고 둘째, 박정희 대통령께서 평소 조국 근대화를 위하여 힘써오시다 중단된 국가적 과업은 김전대통령이 승계하여 완수하겠다고 약속하여 주시고, 셋째, 박정희 대통령의 유자녀와 그가족들을 끝까지 잘 돌보아 주신다는 확고한 약속을 천명하여 주실것을 말씀드렸습니다.

필자의 이야기를 찬찬히 새겨듣던 김전대통령은 며칠이 지난 12월 4일 오전11시 구미 상모동 박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필자와 박지만 사장 그리고 박태준 자민련 총재와 합석한자리에서 그곳에 운집한 천여명의 시민들에게 필자가 제시한 세가지 방안을 토씨하나 빠지지 않고 그대로 국민들에게 약속하였습니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당시 필자와 회동할 때 말씀드린 내용을 메모 하나 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는데도 어느것 하나도 빠지지 않고 기억해 내면서 군중들에게 공약하는 연설에 새삼 감탄하였습니다.

김 전대통령은 약속데로 이듬해인 1998년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제창하였고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건립은 국고지원 200억, 민간모금 400억으로 건립한다는 취지의 계획안을 발표하였고 이 안은 그해 국회를 통과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뒤 추진 세력의 성의부족과 집권당의 외면으로 방황하게 되었다가 최근 대법원의 국고지원 정당 판결로 탄력을 받아 다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김 전대통령이 좌익이냐 진보세력이냐 평가하기전에 필자는 그가 남겨놓은 민족화합의 발자취는 역사에 기록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믿어 의심치않습니다.

대북지원에 공과를 따지는 많은 보수세력이 존재하며 필자도 그 보수세력중에 강한 보수주의자로 평가받고있습니다.

그럼에도 필자는 그가 끈질기게 노력했던 남북한 화해 정치 추구를 일부 한 시대를 역행하는 망국적 책동으로만 보는것은 그의 민족화합을 위한 노력을 지나치게 무시하는 처사로 보는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됩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과의 화해를 꾀했던 정신과 모든 역경을 무릅쓰고 남북한의 화합을 추구했던 많은 일들에 대해서 이것을 단순히 정치적 계산으로만 이해하려했던 또다른 계층의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분단의 아픔을 깨닫고 극복해 가는데 한알의 비타민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돌이켜보면 김 전대통령이 필자와 국민에게 약속한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이 건립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시게 되어서 깊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 전대통령께서 며칠후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시게되면 박대통령께 기념관 건립부진의 사과를 하실것이고 그곳에서 다시 한번 화해의 악수를 하실것이라 믿습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 진정으로 민족의 평화와 지역 화합을 추구한 민족의 걸출한 지도자로서 국민의 가슴속에 슬픔과 아쉬움속에서 편안히 영면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09년 8월 18일

녹 색 회 회장 박 준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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