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퇴임… “사리 안 맞는 비난 걱정스러워”
- “세평에 휘둘리거나 임기응변식 대처로는 안돼”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14일 퇴임식을 갖고 25년의 검사생활을 마감했다.
이 중부수장은 퇴임사에서 “최근의 사태로 검찰이 시련에 직면해있다”며 “수뢰사건 수사 중 예기치 못한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해서 수사팀에 사리에 맞지 않는 비난과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박 게이트’ 수사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수부 폐지까지 거론되는 것은 도저히 수긍할 수가 없다”면서 민주당 등 좌익정당들이 제기하는 정치적 의도에 따른 강압수사란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또 “어려운 시기일수록 사태의 원인과 본질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정확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시시각각 변하는 세평에 휘둘리거나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들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검찰의 엄정한 ‘정치 중립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 중수부장은 “부정부패 척결은 당위의 문제일 뿐 이념의 문제가 아니고 부정부패에 관대한 사회는 미개사회나 다름없다”면서 “우리사회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지 않다”고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부장은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사리사욕을 위해 정의를 짓밟는 범죄자들과 이들이 저지른 불의로 고통을 받는 선량한 피해자들이 검찰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지시키며 “불의와 부정부패에 대한 투쟁은 계속되어야 하고 이것이 검찰의 존재 이유”라고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그는 “25년간 사랑하던 연인과 헤어지는 심정”이라며 “보람찬 일들이 많았지만 부정부패 척결의 중추 대검 중수부장으로 공직을 마감하는 것을 행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인규 중수부장은 사시 24회 출신으로 공직에 들어와 법무부 검찰과장을 비롯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미래기획단장, 기획조정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03년 서울지검 형사9부장 재직시 SK비자금 수사를 지휘했으며 2006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엔 ‘바다이야기’ 수사를 맡아 ‘재계의 저승사자’란 별명으로 유명하기도 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기자 21csh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