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09-07-14 12:20:43
기사수정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핵 포기를 전제로 기존 현금 및 현물지원을 중단하고 기반시설 건설을 비롯해 기업 투자여건을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현지시간 13일 스웨덴 스톡홀름 숙소에서 동포들과 간담회를 통해 “비료와 식량을 준다고 남북관계가 잘된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전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는 기반시설을 깔아주고 기업 투자로 북한을 더 빨리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은 “고립된 나라, 남으로부터 식량만 지원받고, 매년 식량을 지원받아야 하니 그때마다 문제를 일으키고 국제사회는 이를 보상하는 관행이 되풀이되면서 북한은 발전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서 “(경제개발을 통해)상당한 수준으로 올려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은 “당장 배가 고파서 탈북자가 나오고 또 나와서도 다른 나라를 전전하며 고초를 겪고 있다. 같은 민족의 고통에 나는 가슴이 아프다”면서 “북한 주민을 걱정하고 자립시키기 위해 진심으로 도울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면 한국은 세계와 손잡고 북한에 농사짓는 법, 세계와 경제교류하는 법을 전해주고 싶다”며 “과학기술 교류 활성화로 북한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 북한이 빠른 속도로 일어설 것으로 믿는다.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우리가 강하게 나오는 것은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고 회담에 나오게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며 “제재나 견제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일 ‘유로뉴스(Euro News)’와 인터뷰에서 대북지원금의 핵무기 전용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도 북한을 도우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무장으로 나왔기 때문에 의혹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문제라고 언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이어 “북한 제재에 협력해달라고 하는데 다른 소리를 내면 안 되지 않겠느냐”면서 “세계가 다 강한 견제를 하는데 한국만 원론적인 소리를 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와 관련, 외교가와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밝히고 있는 최근 일련의 대북관련 발언은 지난 좌파정권 10년간 북한에 대한 현물 및 현금지원이 결국 핵개발을 부추긴 셈이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 북한의 핵 포기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만성적 식량난과 낙후된 경제에도 불구, 북한에 지원된 현금과 식량, 비료 등을 체제유지용 군사목적으로 전용한 것을 비판하면서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G8 정상회의에서 식량부족 등 북한 얘기를 하고 싶었으나 ‘핵무기, 미사일 만드는 나라가 무슨 기아냐’고 할까 봐 말을 꺼낼 수 없었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결국 이번 유럽 3개국 순방기간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민주당 등 좌익계 야당들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력 비판하는데 대해 우회적인 의사를 표명, 굳건한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 제재를 가해 북한의 비핵화는 물론 개혁-개방을 도모하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지난 좌파정권에서 대북지원금이 핵무기 전용됐다는 점에 비춰 향후 대북지원을 현금 또는 현물로 지원하지 않는 가운데 북한지역에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기업투자를 유도하는 쪽에 방점을 찍을 것임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돼 정가와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기자 21cshs@naver.com>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orldnews.or.kr/news/view.php?idx=372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