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창준 현 프런티어타임스 회장,전 미 연방 3선 하원 의원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65%로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두 전직 대통령의 임기 초 지지율 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지도가 떨어졌다. 응답자의 48%가 적자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불만을 밝혔고, 그 중 과반수는 재정지출 정책에 관한 것이었다. 한 마디로 오바마 개인의 인기는 높지만 그의 경제정책엔 절반이 불만이란 얘기다.
정부 적자가 늘어나면서 이를 앞으로 어떻게 갚아 나갈 것인지, 그리고 결국 이 적자로 인해 미국의 경제 전망이 다시 어두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미국인들은 특히 제네럴 모터스 (GM)에 퍼부은 천문학적 규모의 구제금융 자금을 어떻게 회수할지, 그리고 정부가 GM의 소유권을 60% 갖게 됐다는 사실에도 의구심을 갖게 됐다.
GM의 흥망은 자유시장경제에 맡겨야지 정부가 개입해 누구는 살리고 누구는 망하게 하는 정치적 정책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불만과 걱정에 사로잡혀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인들을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GM이 매사추세스 주 노튼 (Norton) 의 부속품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가 뒤집은 일이다.
노튼은 민주당 소속 하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인 바니 프랭크 하원의원의 지역구로, 하원 금융위원장은 바로 GM의 60% 주주의 역할을 맡은 중요한 자리다.
아니나 다를까 프랭크 위원장이 GM사장과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사장은 프랭크 의원의 의회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입장을 바꿔 노튼 공장 폐쇄를 14개월 늦춘다고 발표했다.
그 기간 중 다른 지역, 아마도 힘없는 야당인 공화당 의원의 지역구를 택할지도 모른다.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래서 정부의 간섭은 곧 정치적인 것이 되고 이로 인해 자유경제시장 체제에 큰 혼란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지금 미 의회 안에는 여러 법안이 나돌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유타 주의 공화당 소속 밥 베넷 (Bob Benet) 의원의 법안으로, 연방 정부의 구제금융 자금을 GM과 크라이슬러에 더 이상 한 푼도 쓸 수 없게 하는 내용이다.
사실 연방 정부는 국민의 세금이 최대한 이익을 남길 수 있도록 GM을 바짝 감시하고, 그렇게 해서 GM과 크라이슬러의 주식을 1년 안에 2008년 세금 보고를 한 1억 2천만 미국 납세자들에게 골고루 계산해서 돌려주겠다는 일종의 약속 비슷한 성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정부가 사실상 임명한 GM의 Edward Whitacve회장은 취임하면서 “나는 차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으니 정부의 약속이 과연 지켜질지 의문이다. 이런 사례가 바로 한국에서 말하는 낙하산 인사이다.
지금 미국인들은 계속 돈을 찍어내면서 어마어마한 돈을 퍼부으면 경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오바마의 정책에 차츰 불안해 하고 있다.
자그만치 7천 8백 7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으로 결국 2조 달러의 재정 적자를 초래했으니 이를 앞으로 어떻게 갚을 것인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런데도 오바마 행정부는 정부가 부담하는 국영건강보험제도를 위해 연방 의회를 설득하고 있다. 그 비용은 자그만치 1조에서 1조6천억 달러가 더 든다니 걱정이 앞서는 게 당연하다.
이 천문학적 적자 때문에 시중의 자금을 모두 끌어다 이자를 갚기에도 바쁠 테니 시중에 돈이 말라 앞으로 국민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면 그 이자가 7.5%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건강보험제도를 국영으로 하는 제안은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부인인 힐러리를 팀장으로 삼아 추진했지만 국민들의 강한 반대로 결국 무산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이를 추진하면 결국 미국은 점점 사회주의 체제로 바뀌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이렇게 되면 의사들은 결국 공무원이나 다름없게 되니 인센티브가 없는 제도 안에서 미국의 의술이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그 의구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것이다.
물론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해결하고, 또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여러 개혁안들은 절실히 필요하며 그 같은 노력은 찬사를 받을 만 하다.
하지만 한쪽으로만 너무 급하게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비용을 절약할 생각은 안하고 돈도 없으면서 자꾸 빚을 져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책은 불안하다.
<프런티어타임스 김창준 회장 hyunnews@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