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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6-26 07: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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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실용’을 강조하며 서민생활을 국정기조로 다잡은 이명박 대통령이 골목길의 구멍가게와 떡볶이집, 동네빵집 등을 돌며 민생현장을 시찰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티셔츠에 점퍼차림으로 동대문구 이문동을 찾아 마치 선거운동 때를 연상시키듯 참모들을 뒤로 물리치고 스스럼없이 동네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며 정담을 나눴다.

특히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우면 제일 먼저 고통 받는 사람이 서민층이고 경제가 좋아지기 시작해도 서민이 제일 마지막까지 고통을 받는다. 그래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은 또 “세계에서 제일 빠르다고 해도 기업하는 분들은 바로 혜택을 볼 텐데… 서민들은 앞으로 1-2년 더 고생을 해야 하니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청와대 참모들과 마이크로버스를 타고 골목길에 내려 우선 이문1동 주민자치센터를 찾았는데 대통령은 “내가 20대 때 이문동에 살았었다”면서 자치센터 내의 서예-탁구교실을 방문해 주민들과 더불어 탁구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서브에 실수하고 나서 멋쩍게 “플레이를 선언해야 시작하는 거야”라고 농담을 던진 뒤 10여분간 주민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구립어린이집에선 어린이들을 한 명씩 안아주고 주민과 정담을 나눈 다음 외대 인근 골목길 상가방면으로 향했다.

골목에 들어선 대통령은 “장사가 어떠냐”고 묻자 “너무 어렵다”는 주인의 말을 들은 뒤 뻥튀기를 집어 “뻥튀기를 보면 틀림없이 사게 된다. 어릴 때 길에서 만들어 팔았다”고 자신의 어린 시절얘기를 전하며 2,000원짜리 뻥튀기를 사 가는 인심 좋은 동네 할아버지로 변신했다.

또 새마을금고를 찾은 대통령은 “소상공인-자영업 하는 분들을 위해 정부가 소액대출을 하는데 새마을금고를 활용할 수 있다. 한 번 더 생각해 신뢰받도록 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대통령은 토마토를 파는 노점상과 떡볶이집, 과일가게, 식품가게를 들러서 물건을 사고 있었는데 한 노점상이 “국회의원들이 사건만 생기면 악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통령의 권위가 섰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고개만 끄덕여 무겁지만 잔잔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인근 식당에서 상인대표들과 불낙버섯전골을 함께하며 민생현장 간담회를 가졌는데 “김밥 장사하는 분이 사채를 100만원 빌렸는데 1,500만원으로 늘어났다고 해서 조사를 시켰다. 잊고 있었는데 어제 고맙다는 편지를 받았다”라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진출로 애로를 겪는 영세상인에 조언했는데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사는 식은 안 되니 같이 살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며 “서울을 권역별로 나눠 직거래로 물건을 팔면 마트보다 싸게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이태원시장 환경미화원 경험과 포항에서 노점상을 한 일화를 전하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말로만 서민들 고생 많다고 하지만 나는 체감하고 있다. 내가 환경미화원의 대부가 아니냐”면서 서민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는 소박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통령의 일련의 행보는 세계 경제위기 가운데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는 경제상황과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시급한 현안이 어느 정도 해결기미를 보이자 ‘중도실용’에 맞는 서민생활에 초점을 맞춘 국정기조를 추진하려는 강한 의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향후 다양한 계층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이를 정책으로 연결시키는 행보에 나설 것”이라며 “이것이 대통령이 말한 중도실용 개념”이라고 설명했는데 권위를 벗고 골목길을 다니는 서민들의 친구로 다가온 대통령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기자 21csh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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