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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6-19 07: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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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김은희 작가는 18일 검찰이 PD수첩 제작진 5명을 광우병 왜곡보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자신의 이메일 내용을 공개한 것과 관련, "이러한 내용을 받아 쓴 모든 언론을 상대로 민·형사상 고소는 물론 인권위 제소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동원해 대응할 것이다."고 인터넷매체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는 검찰이 공개한 내용을 눈 앞에서 보고도 이를 절대 보도하지 말라는 주문으로, 사실상 언론의 기능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자가 도청을 해서 얻어낸 것도 아닌 검찰이 제공한 내용에 대해서 입다물고 있으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다.

더욱이 개탄스러운 것은 김 작가를 포함한 PD수첩 제작진들은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마음껏 언론의 자유를 누렸다는 점이다. 또, 보도 내용을 문제 삼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해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게 뭐가 잘못이냐'고 따지고 든 것이다.

이처럼 언론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제작진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메일 내용을 보도하는 언론들에 대해 고소하겠다는 태도는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 다른 한편으론, 자신들만 언론의 자유를 누리겠단는 특권의식으로도 보인다. 또,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 비친다.



* 검찰이 압수한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 내용

- 2008. 4. 18. 지인에게 보낸 편지

"그렇지 않아도 이번 PD수첩 아이템 잡는 과정에서 총선결과에 대한 적개심을 풀 방법을 찾아 미친 듯이 홍○○ 뒷조사를 했었는데 말이죠. 혹시 제보 들어온 거 없나 뒤지기도 하고. (뭐 우리가 늘 '표적 방송을 하는 건 아니예요^^;)"

- 2008. 6. 7. 지인에게 보낸 편지

"1년에 한두 번쯤 '필' 꽃혀서 방송하는 경우가 있는데 작년 삼성이 그랬고, 올해 광우병이 그랬어요. 정말 죽을만큼 힘들었는데도 어찌나 광적으로 일을 했었는지... 아마도 총선 직후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더 그랬나 봐요"

- 2008. 6. 13. 지인에게 보낸 편지 (촛불시위 현장에 나갔다가 김보슬 PD를 만나서 한 대화를 지인에게 알리는 내용)

"그녀(김보슬 PD 지칭)가 물었어요. 김여사(김은희 지칭) 현장(촛불시위 현장 지칭)에 나와보니 소감이어때?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눈에 보여? 이제 만족해? ㅋㅋ"

"그래서 대답했지요. '아니 난 만족 못해. 홍 ○○은 못 죽였잖아. 그런 인간은 자라나는 미래의 기둥들과 교육 백년지대계를 위해 서둘러 제거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예요. 무엇보다 노○○을 이겼잖아요. 백번 생각해도 나쁜 놈."

"출범 100일 된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어 놓고,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조중동의 견고한 아성에 균열을 만든, 과거 그 어느 언론도 운동 세력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 그 '대중의 힘'의 끝이 나는 못내 불안해요"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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