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김옥희씨 사건을 축소하려 하지 마라

한나라당은 김옥희씨 사건을 축소하려 하지 마라
차명진 대변인은 오늘 대통령 영부인의 사촌 언니 김옥희씨 사건과 관련해 ‘당 관계자에게 돈을 건넨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윤선 대변인도 ‘이번 사건은 청와대에서 먼저 확인하고 검찰에 보낸 사건인데다, 공천과 관련이 없는 김옥희씨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처럼 사칭해 돈을 받은 사건인 만큼, 과거에 있었던 권력형 비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한나라당 대변인들의 논평은 현재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리 예단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하다. 이번 사건은 김옥희씨의 개인 비리가 아니라, 현 정권의 최고위층과 관련된 비리인 동시에, 비례대표라는 선거제도를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점이 표면화되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여당의 대변인이 ‘공천과 관련이 없는 김옥희씨’라거나, 김옥희씨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단정해서 논평하는 것은 자칫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부적절한 논평을 거듭 내는 한나라당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비대해진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적절한 논평을 내며 동분서주 할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비례대표제도가 갖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인 ‘검은 돈거래’라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비례대표공천을 어떻게 했는지, 문제의 수 십 억원은 어떻게, 누구를 통해 흘러갔었는지를 스스로 만천하에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지 않는 한, 국민적인 의혹은 결코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며, 이 사건이 말끔히 처리되지 않는 한 또다른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한나라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08. 8. 2.
자유선진당 대변인 박 선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