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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8-08-01 13: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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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연대 해산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눈에 가시처럼 보여 친박연대를 완전 해산시키고 현역 의원들의 일괄 복당 및 입당을 요구했을 것이요,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진 여당 입장에서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도 없었을 것이다.

여당 주류인 친이세력이 가장 원치 않던 서청원 전 대표로부터 홍사덕 의원에 이르기까지 전원 일괄 복당 및 입당을 허용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시국상황이 불러들인 결과물이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은 지 5개월여가 지났지만 그 짧은 기간 내에 어린쥐 인수위 때부터 영어몰입교육이니 뭐니 국민에게 스트레스 팍팍 주더니, 급기야 여러 실정까지 겹쳐 여당의 형편이 말이 아니다. 그 탓에 낙화암 절벽에 선 한나라당이 물 밑 약속으로 친박연대 해체를 조건으로 일괄복당을 허용했다 해도 그 요구에 따라 친박세력의 구심점을 절대로 없애서는 안 된다.

친박인사는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60여명만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낙선한 인물들도 수없이 많고, 빠르면 올 10월부터 치러질 보궐선거나 2년 후의 지방자치 선거에 나올 인사들도 많다.

현재 한나라당 내 친박의원은 친이세력에 비해 반도 안 될 정도로 그 수가 적고 비주류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궐이나 앞으로 있을 지방자치 선거에서 친박인사는 한나라당 당원이라 할지라도 후보로 선택될 가능성이 적거니와 친박연대가 사라져버리면 당 밖의 친박인사들에게는 기댈 집도 없어지는 꼴이다. 한나라당 정서에 찬성하지 못하는 친박인사는 마음 둘 곳조차 없어 마치 노숙자 신세처럼 돼버리고 말 것이다. 친박연대 해산은 원외 친박인사들에게 있어 앙꼬 빠진 찐빵이요, 알맹이 없는 껍데기처럼 깊은 상실감만을 듬뿍 안겨줄 뿐이다.

때문에 친박연대는 절대 해산되어서는 안 된다. 비록 현역 의원들이 한나라당으로 전원 복당 및 입당할지라도 당은 놔두고 가야한다. 아울러 친박연대는 당분간 원외 친박인사 중심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그 명맥만은 절대로 놓아서는 안 된다.

친박연대는 예를 들면 곽성문 전 의원 같은 의리(義理) 맨으로 당대표를 맡게 하여 그 틀을 계속 유지해가야 한다. 왜냐하면 앞으로의 각종 선거 대비는 물론 살아 움직이는 생물인 정치상황 속에서 친박세력이 위기에 처할 때는 언제든 피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친박연대는 친박의원들에게는 비상용의 안전한 또 다른 집이요, 긴급도피처가 될 수 있고, 지지자들 및 원외인사들에게는 마음의 고향이자 세를 불릴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이자 도구와 같은 존재가 된다. 당은 지지 세력이 많고 존재가치가 있을 때 왕성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때문에 친박세력의 중심인 친박연대를 해산함은 생명력의 싹을 도려내려는 반대파들의 음모에 불과하다.

친박의원은 한나라당 내 입지가 아직 강하지 못하고 계속된 이명박 권력의 실정으로 말미암아 그 부메랑을 맞고 공멸할 수도 있다.

여당이 점점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지리멸렬해지면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는 친박세력도 위험에 빠지고 만다. 때문에 부패세력과 깨끗한 정통우파세력인 친박세력은 분명히 구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지금은 같은 당에 몸담고 오월동주 하는 관계이나 어느 한쪽에 의해서 친이세력과 친박세력은 헤어질 가능성이 시간이 갈수록 농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현 정권의 실정이 더 늘어나고 지지율이 아무리 바닥을 긴다 해도 친이세력이 박근혜 전 대표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지할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게 현실이다.

그러므로 현 상황에서 친박연대는 해산하지 말고 원외 중심으로 운영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처사다. 어느 날 갑자기 친이세력과 자의나 타의에 의해 갈라서게 될 때 다시 창당하는 것보다는 친박연대라는 기존의 예비대를 둠으로써 긴급 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짧게는 보궐선거와 2년 후의 지방자치 선거를 위해서이고 멀리는 차기 박근혜 의원을 확실한 대권후보로 옹립하기 위해서도 친박연대는 원외 중심으로 슬림화해서라도 유지시키는 것이 상지상책이다.

절대로 친박연대를 해산해서는 안 된다. 원외 중심으로라도 반드시 남겨두어야 친박세력이 재비상할 때 유리하다. 고로 친박연대는 한나라당 주류가 요구하듯 해산이 아니라 예비대로써 숨만 쉬더라도 반드시 살려두어야 한다. 그 길만이 가장 좋은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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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팔현 취재기자 장팔현 취재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미즈노의 정체를 밝힌 장팔현박사

    *충남 연기군 출생 *문학박사(日本) *예비역 육군소령 *칼럼니스트

    [저서]
    『한국인이 본 왜인전』『양복 입은 사무라이국가! 일본』『일본정치와 문화』
    『일본역사와 외교』 『미즈노교수와 일본우익』『소설 무령왕(상.하)』

    [논문]
    칠지도 등 한일 고대사 관련 다수

    *블로그: http://blog.daum.net/jan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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