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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6-05 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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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나라당에선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4.29재보선 참패 이후 한나라당의 최대 과제는 친이-친박 갈등을 잠재우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사이 한나라당의 모습은 이와 정반대다. 뭣보다, 친이계 일부 세력들이 친박계 의견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선 당 지도부 퇴진 및 조기 전당대회를 놓고 난상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친박계 의원들은 당 지도부 퇴진 및 조기 전당대회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친이계 일부의원들은 정 반대 주장을 펼치며 심지어 박근혜 의원의 조기전대 출마까지 요구하고 있다.

당 내 계파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은 친박계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친박계의 의견은 존중되기는 커녕, 무시되고 있다. 이러니 친박계는 친이계의 이번 행태에 "정치적 복선이 깔려있는 것 같다"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친이계 일부가 친박계와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박희태 대표에 대해 몰인정스럽게 압박을 가하는 것도 문제다. 금배지도 없는 박희태 대표에게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박 대표에게 불명예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박 대표가 이를 쉽게 수용할 까닭이 없다.

당 쇄신을 위해 구성된 쇄신위도 현재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당내 화합과 신선한 쇄신안을 기대했지만 지금 쇄신위가 내놓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요구하는 것과 비슷한 것들이다. 전혀 참신한 맛이 없고 오히려 당내 갈등만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당 내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니, 한나라당 의원들이 연찬회에서 9시간 동안 난상토론을 펼치고도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것이다. 금쪽 같은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이날 연찬회에선 일부 의원들의 무례함도 비쳐졌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은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방문한 조문객 수와 관련해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여당이 자신들의 지지세력들에 대해 충실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송 소장을 마치 벌레 보듯 쳐다봤다.

송 소장의 발언내용은 분명 한나라당에 대한 여론의 일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이를 철저히 외면하려고 한 것이다.

얼마전 새롭게 임명된 장광근 사무총장도 당내 화합을 위해 뭔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지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박근혜 의원에 대해 공격을 퍼부은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사무총장에 임명됐으니, 먼저, 박근혜 의원을 찾아가 '지난 경선에서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쳤다'며 사과표시를 했어야 했다. 물론, 사과를 하는 것이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내 화합을 위해 그 정도의 '제스처'도 취할 수 없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원내대표와 사무총장, 여의도연구소장 모두를 친이계가 차지한 마당 아닌가? 친이계가 손을 내밀어야 할 때인 것이다.

지금 한나라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단합이다. 누구나 이를 인정한다. 하지만 드러난 행동은 이와 정반대이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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