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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8-07-31 1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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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팔현 논설위원

종부세 대폭 완화를 발의하는 뻔뻔한 의원들을 보면서 망국의 조짐을 보았다.

속담에 ‘중(스님)도 제 머리 못 깎는다’ 했거늘 우리의 용감한 선량(選良:국회의원)들은 스스로 제 머리도 깎고 자신
들과 같은 기득권층 위해 발 벗고 나서는 후안무치함을 보였다. 우리는 지난 총선에서 진짜로 국민 위하는 선량(選良)을 뽑은 것이 아니라, 사리사욕에 눈 먼 소인배 선악(選惡)을 뽑은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명의 의원들이 종부세 완화를 발의 했다. 물론 고령자와 1주택 소유자에게는 너무 가혹한 세법이라 하여 완화하자는 것은 이해가 가능한 대목이다.그러나 이 세법을 발의한 6명 중 3명이 강남 출신 의원이라는 점과 종부세 과세 기준을 기존의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이종구 의원의 발의는 좀 이해하기 힘들다.

특히 종합부동산세 완화 법안에 서명한 한나라당 의원 43명 중 34명(79%)이 현행 종부세 대상자인 것으로 드러난 것은 더욱 민심이반을 재촉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임에 분명하다. 스스로 자멸의 길로 부나방처럼 휘발유 통 들고 뛰어든 꼴이다.

18대 국회의원 평균 재산이 31억원이라니, 서민들이 볼 때는 구름 위에 사는 사람들로 보일 텐데, 이젠 권력까지 쥐고서도 의무는 소홀히 하려한다. 주먹에 쥔 권력으로 일부 기득권층에만 유리한 법안을 발의함은 그들 자신을 위한 권리행사를 하는 것으로 비춰질 뿐이다. 아울러 2%의 기득권층을 위해. 그야말로 자뻑 법안 발의에 불과하다.

정말로 선량이라면 많은 재산과 권력까지 쥔 마당에 이제는 대다수 가난한 국민들을 위해 자신들의 권리만 찾지 말고 솔선하여 의무도 행하는 것이 보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나라 위하는 길이다.

그러게 병역도 기피, 면탈하려 기를 쓰던 사람, 수백억 재산가가 기껏 백수만도 못한 건강보험료 1만 수천엔 내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껌과 바꿔 먹은 사람들을 어리석은 국민들이 권력까지 쥐게 한 것도 잘못이요, 그러한 소인배들이 권력을 맘껏 자신들 위주로 행사하니, 나라가 요 모양 요 꼴로 시끄럽고 선진 외국으로부터 외교적으로 무시당하는 것이다.

더욱이 ‘윤리,도덕 필요 없다. 오로지 경제, 경제다. 도덕이 밥 먹여 주냐? 배 불리 돼지처럼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장땡이야!’라는 헛소리가 만연한 사회는 망국의 지름길만이 펼쳐질 뿐이다. 이처럼 부패한 사회는 자국에 대한 자긍심도 영혼도 점점 사라지는 법이요, 게다가 위정자들이 강대국에 배알도 없이 알아서 기는 사대주의를 하면 그런 나라는 반드시 망하는 법이다.

부패한 이승만정권으로부터라도 이것만은 배워라!

3.15부정선거에 부정부패가 만연했던 자유당 정권이라도 한 가지 배울 점은 있었다. 바로 직위에 맞는 의무를 행사한 것이 신기하게도 딱 하나 있었다. 그 신기루 같은 정책이 성공적인 토지개혁이었다. 이승만 정권은 안정적인 세계 유일의 토지개혁으로 수많은 소작농들에게 희망을 안 겨준 것이다.

당시 국회 구성원을 보면 대개가 만석꾼이라 불리는 땅 부자 지주(地主)들이 많았던 상황에서도 3정보 이상의 농지에 대한 유상몰수를 통해 이를 직접 농사짓는 소작농에게 유상분배 해 줬다는 점이다. 아주 특이하고도 기특한 정책이었다.

주변 인물들에 의해 인의 장막이 쳐진 상태에서도 이승만 대통령은 지주 국회의원들을 설득하여 토지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이 점이 6.25 전에 이루어져 그나마 완장한 머슴들 수를 줄이는 역할을 했던 것이요, 60년대 이후 근대화의 원동력이 됐다. 그러한 점에서 토지개혁 부분만은 다른 어떠한 정책적 실정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분야다.

특히 오래전부터 광활한 토지를 가진 기득권층이 국회의원으로 진출, 권력까지 쥔 상태에서 자신들의 땅을 싼 값으로 정부에 매각했다는 점은 무소불위의 독재정치 시절에는 더욱 빛나는 업적이었다.

비록 부정선거와 독재정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층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권리마저 양보하고 토지개혁을 이루어 그나마 사회불안을 진정시키고 이후 근대화의 기틀을 다진 점은 매우 높이 평가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21세기 대한민국의 선량들은 기왕에 가진 재력에 권력까지 쥐고서도 소인배처럼 스스로 제 머리부터 깎을 궁리를 하는가? 과연 종부세를 완화하여 이득을 볼 계층은 얼마나 되며, 몇 % 기득권층을 위한 법안 발의인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종부세 완화 법안 발의로 자유당 시절의 토지개혁과는 정반대의 계층 간 정서 이반만을 가져올 것은 명약관화하다. 구름 속에 모여드는 수증기는 그 자체의 오만과 부도덕성의 무게로 인하여 조만간 비로 변하여 땅을 향해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말 것이다.

국민 위해 올바른 정치하라고 뽑아준 선량들이 자신들 잇속부터 챙기려 든다면, 그러한 나라에 희망은 없다.
선량이 아닌 선악을 뽑은 결과가 종부세 완화라면 서민들은 그 업보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과응보요, 한 번의 선택 실수가 독도, 금강산, 미 쇠고기,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외교장관회의 등에서의 외교 전패와 종부세 완화로 나타난 것은 아닌지 심히 어려운 시국이다. 가히 조선 말 상황을 우리 스스로 연출하고 고통을 당하는 것 같다.

하루빨리 대한민국은 지혜를 모아 현명하고 슬기로운 새로운 리더를 찾아 지옥과 같은 현 상황을 속히 빠져나와야 다시 생기를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절박하게 새로운 영웅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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