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09-05-28 15:13:05
기사수정

먼저, 언제부터일까? 우리사회는 상식적인 최소한의 경계선도 무너져 버린 것 같다. 아무리 감정적인 다툼이라 할 지라도 죽음 앞에서는 숙연해 지는 것이 동서고금의 이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숙히 진행되어야 할 조문이 검문검색(?)당하고 심지어 조화까지도 이름에 따라 사전 검열을 받고 서열이 매겨지는 이상한 진풍경이 전직 대통령의 조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 지고 있다.

한마디로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특권의식이 아닌가? 방송, 신문, 인터넷 포털매체들의 이중성에서도 그 속성은 여실이 드러난다.

한번 생각해 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론에 대해‘마당에서 산책할 자유만이라도 주라’고 호소할 정도로 사생활 침범론까지 나왔던 집요한 취재경쟁은 그가 자살하자마자 상황이 180도 바꿔져 버린다.

사실 대통령이 그것도 순직(殉職)도 아닌 자살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심층 분석은 실종되고, 어제는 범죄자 취급에 열을 올리다가 오늘은 태도를 바꿔서 영웅화시키는 일에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사분란하게 흐르는 상황으로 보면 의도적으로 어떤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여론몰이’같이 보여진다.

사실 한국사회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의 중심에서 누구보다도 자유로울 수 없는 당사자 입장이고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행위는 한마디로 무책임한 현실도피다.

대통령의 자리는 무한대의 책임을 요구하는 자리다. 생명이 다 하는 그날까지 목숨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따라서 대통령의 권리를 행사했다면 그 의무도 마땅히 다 해야 한다.

빗 독촉에 시달리는 가장(家長)도 가족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함부로 몸을 다루지 않는다. 하물며 한 나라의 수장인 대통령이였다면 더욱 신중했어야 했다. 국격문제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보면 레테가 나온다. 레테는‘망각의 강’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세가지의 레테가 등장한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지는 레테가 바로 저승 앞을 흐르는 레테, 즉 망각의 강이다.

저승으로 들어가려면 이 강을 건너야 한다. 이 강을 건너면 이승의 추억은 깡그리 잊는다. 또 하나의 레테는 잠의 신 휘프노스의 동굴 속을 흐른다. 마지막으로 레테가 하나 더 있다.

망각의 강을 건너고도 이승의 추억을 해독하지 못하는 망령을 위한 레테의 걸상이다. 여기에 앉으면 이승의 추억이 더 이상 망령을 괴롭히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어제의 범죄자가 자살했다고 동정론을 업고 지금은 영웅으로 둔갑되고 있다. 아무리 근조기간에 대한 전직 예우차원이라 해도 정도가 지나치다.

사실 지금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정치보복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듯 한‘오죽했으면 그랬을까?’라고 하는 동정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런 현상은 또 다른‘레테’이문열의「레테의 연가」에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잡지사에 다니는 혼기(婚期)가 꽉 찬 아가씨 희윤과, 가정이 있는 제법 성공한 화가 민승우의 불륜관계가 아름답게 보이는 것 처럼 연출기법에 의한 '망각’착시현상일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는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자살이 만연하면서‘자살공화국’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정치보복에 의한 자살? 한마디로 전형적인 자기합리화다.

그런 논리로 들이대면 대한민국은‘자살공화국’에 이어‘부패공화국’멍에에서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억울한 누명으로 피해자가 발생되는 후진성은 없어야 하듯이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으로 다스려야 한다.

부패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던 전직 대통령이 자괴감을 못 이기고 자살했다. 역설적으로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이것이 무슨 잘 한 일이라고 이리 호들갑인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프런티어타임스 오을탁 기자>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orldnews.or.kr/news/view.php?idx=298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현재의견(총 1 개)
  • 2009-05-28 21:34:49

    이글 쓰신분 당신은 예물받은적읍는가.......? 한국역사상 대통령들 어느누가 경제문제가읍엇을가....?잘난척하는 당신에 꼬라지 한국에 미래인것같다...............쩝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