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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5-20 09: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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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우리는 경제지표 급락세를 겨우 진정시켰을 뿐이다.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한 우리는 아무것도 한게 없는 것이다. 국민들이 체감해야만 진정한 변화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한 말이다.

20일자로 윤 장관은 취임 100일을 맞는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번지면서 실물경제마저 침체로 치닫을 때 취임한 윤 장관은 여느 장관보다 바쁜 100일을 보냈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솔직히 털어놨고 사상 최대 규모의 추경예산안 편성, 하루빨리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했다.

취임 다음날 꼭두 새벽부터 인력시장을 찾아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경제수장으로선 11년만에 한국은행을 방문하는 등 소통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대외 리더십도 빛났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G20 회의에선 우리나라 부실자산 처리경험을 전파했고, ASEAN+3 재무장관회의에선 한중일 3국간 분담금 조정을 무난히 이끌어내 1200억달러 아시아 공동기금 마련에 속도를 더했다.

30억달러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해 '~월 위기설'이니 하는 우려를 종식시키도 했다.

그 결과 경제지표에선 봄기운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1/4분기 GDP가 지난 분기대비 0.1% 상승했으며, 생산활동이 3개월 연속 상승을 보이면서 경기선행지수나 동행지수가 상승으로 돌아섰다. 무역수지나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100일을 맞은 윤 장관은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면 우리는 한게 아무것도 없다"며 직원들에게 고삐를 늦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다시 신발끈을 조이고, 고개를 들어 멀리 목표점을 확인하고,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솔직한 첫 걸음..답은 현장에서

윤 장관은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정부 공식 발표로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밝혔다. 그는 “스스로도 마이너스 성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대단히 부담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시장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첫 걸음은 정부의 정직성”이라며 성장률 전망을 기존 ‘+3% 내외’에서 ‘-2% 내외’로 수정했다.

경제상황에 대한 솔직한 진단이 있었기에 추경편성이나 재정조기집행, 민생안정 대책들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었다.

여기에다 시장친화적 행보도 정책신뢰에 힘을 보탰다. 취임 다음날 경기도 성남 인력시장을 방문한 뒤 성남-장호원 도로건설 공사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경청했다.

경제수장으로서는 11년만에 금융위기 공조체제 파트너인 한국은행을 직접 찾아 현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적극적인 협력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담은 외신 기사가 끊이지 않자 외신 기자들도 직접 만나 적극적으로 해명과 설득에 나섰다. 국제행사로 해외 출장갈 때면 으례 한국경제IR을 개최하고 해외투자자, 국제신용평가사 관계자들과 만나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윤 장관은 또 자리만 만들어주면 언론사나 각종 협회, 기관 등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진단과 정부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경제5단체장 간담회(2.23),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2.19), 한경 밀레니엄포럼 강연(3.25), 서울국제금융포럼 기조연설(4.16),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오찬간담회(4.23), 삼성 글로벌투자자 컨퍼런스 기조연설(5.11),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금요조찬대화 참석(5.15) 등이 그것이다.

시장과 진솔하게 소통하고 정책방향을 분명히 제시함으로써 정책신뢰를 확고히 세우겠다는 뜻이다.


◆ '일자리 추경' 전념..위기관리는 탁월


윤증현 장관은 취임 이후부터 국회논의 과정까지 총 50여차례 대외협의, 설명 등을 통해 추경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해 호소했다. 예산결산위원회 각 위원들에 대한 개별적인 설득 노력을 기울였으며 계획된 일정대로 여야합의 통과를 도출, 정책추진에 대한 불확실성을 방지했다.

또 추경통과 이후 신속하게 추경집행지침을 통보, 추경예산이 원활하고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렇게 사상 최대 규모의 추경을 추진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위기극복 과정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북한의 로켓 발사 상황에서도 외평채 30억달러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것은 근거 없는 위기설을 해소하고 이후 민간부문의 외화채권 발행에 좋은 선례를 남겼다. 국내 은행들의 대외차입에 대한 정부보증 기간을 연장하고, 외국인 국내채권 투자관련 세제도 개선하는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올해 신용보증공급 규모를 18조원 늘리고, 올해 만기도래하는 보증지원분 34조원 가량도 원칙적으로 전액 만기연장시켰다.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을 통한 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이나 양도세 감면, 미분양 해소 등을 통한 부동산경기 활성화 방안을 통해 막힌 부분을 뚫고자 노력했다.

20조원의 은행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하고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을 설치하는 등 구조조정에 대한 과감한 조치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시켜 나갔다.

취임 당시의 상황을 '엘리베이터 애널리시스(Elevator Analysis)'로 표현한 윤 장관은 "우린 마치 싸움소처럼 달리면서, 동시에 판단하고 매뉴얼없이 싸웠다"고 회고했다. 내려갈 것으로 보여 전망치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려와 있기 때문에 수정하는 것을 엘리베이터 애널리시스라고 하는 데, 윤 장관으로선 그만큼 힘든 상황에서 100일을 지내왔다는 것이다.


◆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회복 이뤄내야


기획재정부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시장 불안 완화와 일부 실물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용 및 내수 위축이나 수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회복 가시화를 위한 정책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장관도 이날 직원레터를 통해 "우리 정책이 지표 진정을 넘어 국민들의 일자리와 소비로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오래되고 확실한 방법은 부를 축적해 국민에게 흘러들어가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회복을 이뤄내야 그간 100일의 노력이 헛되지 않다는 뜻이다.

재정부는 이와 함께 기업구조조정, 교육ㆍ의료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핵심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 우리경제의 체질개선 과제 추진을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전통 제조업의 녹색혁신,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 저탄소ㆍ녹색성장 전략과 신성장동력 확충전략의 정책과제를 구체화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의 향후 추이는 세계경제의 회복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우리의 대응노력에 의해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는 의미다.

<출처:기획재정부 미디어기획팀 임현수(limhyeonsu@mosf.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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