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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8-07-27 21: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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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은 복마전(伏魔殿)인가?

또 주공의 비리가 터졌다. 이번에는 2005년 퇴사한 전직 주공 고위간부가 부회장으로 있는 토목설계회사가 전관예우로써 거액의 사업을 수주한 것이 들통난 것이다.

경찰 수사발표에 의하면, 최근 3년간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20여건의 설계용역 수주과정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가 포착되어 급속도로 수사가 진전되었고, 죄질이 심한 현직 김 모 간부 등이 곧바로 구속되었다. 주공 내부의 관련 부서 3개가 쑥대밭이 되었다.

밖으로는 서민의 주거생활 안정을 목표로 하는, 국민 혈세로써 운영되는 국가공기업으로서, 아름다운 모습을 광고하면서도, 안으로는 이렇게 썩어 문드러져 있는 것이다. 주공에서 이런 일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주택법 개정 당시 분양원가공개제를 '분양가 내역공시제'라는 용어로 바꾸고, 위헌성을 이유로 수도권내 낙후지역까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제외하는데 일조하는 등 토지공법학 분야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볼 때, 지금도 여전히 이러저러한 이유를 대며 분양가를 밝히지 않고 있고, 법원 판결까지 무시하며 버티는 주공의 모습은 결코 좋을 리가 없다. 말로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기업이라면서도 파고들어 보면 민간 건설기업의 행태와 특별히 다를 바 없다.

얻그제 국회 공기업특위에서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이 모 공기업에 대해 10명이 할 일을 60명이 하고 있다며 질타를 했지만, 주공도 그 정도가 약할 뿐 예외가 아니다. 인력도 봉급도 넘치는데 성과는 낮은 극히 비효율적인 구조인 것이다. 신의 직장의 전형(典型) 중 하나인 주공은 이제 안일한 공기업의 범주에서 벗어나 시장경제원리에 따라야 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면서도, 이런 쑥쑥이 판에서도, 최근 주공․토공 통합 여부 논란에서는 통합반대론자들에 대해 거대공룡기업으로서 그 위력을 동원하며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말인즉슨, 지난 7월 2일, 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한국토지공법학회 제61회 학술대회는 주공과 토공의 통합 여부 논의가 핵심이었는바, 그 전반적 발표논지가 통합반대로 결론이 나자, 공기업으로서는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즉, 당일 행사를 가진 토지공법학회를 상대로 "곡학아세", "토공의 앵무새" 운운하며 규탄성명서를 '2008. 7. 대한주택공사 직원 일동' 명의로 발표하여 메일을 수백 수천명에게 보내어 학술단체의 학문활동에 압력을 행사하였다. 주공 전(全)직원 일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면, 이는 필시 조직의 원리상 일개 직원 한 명이 했을 리는 만무하다.

발송자 스스로 실토했듯이, 또 주공의 전략기획단 김ㅇ범 차장이 자기 혼자서 4~50명 짜리 단체메일 2개만 보냈다고 했다가 1개 메일에만 100명의 단체수신자가 있는데 어찌 합쳐서 100명뿐이냐는 추궁에, 나중에는 100명짜리 메일 2개만 보냈다고 했다. 메일 주소록 구조상 최소 3개 많게는 그 수가 훨씬 넘치는데도 끝까지 2개밖에 즉 합쳐서 200명 정도밖에 안보냈다고 우겼다. 더 드러나면 책임을 지겠다고도 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도대체 주공은 거짓이 명백한데도 어찌 손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가? 독일인들은 이럴 때 "Oh, arme 주공(住公)!"이라고 한다. "아, 안타깝고 불쌍한 주공이여!"

뿐만 아니라, 그 중 특히 발송 메일 본문에 필자의 이름을 명시적으로 거명함으로써 메일을 열어본 이들로 하여금 내가, 바로 신봉기 경북대 법대 교수가, 토공(土公)과 무슨 검은 거래라도 한 듯 오해를 받도록 한 것에 대하여 이를 시정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주공은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였고, 그에 강력히 항의하자 이튿날 전략기획단 소속 여러 직원들이 학회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여 학회장에게 흥분하며 항의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그것은 거대 공룡 국가공기업인 주공이 일개 학회의 학문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력 행사한 것이었다. 학문의 자유에 대한 침해였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러한 행위들이 일련의 기획하에 조직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필자는 주공 관계자와 그가 소속된 주공 및 그 사용자인 주공사장에 대하여 분명히 민․형사상의 사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을 해 놓은 상태이다. 물론 현재 그 준비를 하는 중에 있다.

이러한 나의 행위에 조직적인 반발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어느 필명 '주공인'은 나의 블로그에 장황한 글을 올려 나의 글의 가치를 떨어뜨리려 하였고 내 블로그를 조잡하게 하려 했고 또 이를 더럽혔다. 아무리 해명이라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강요이고 회유이지 그것이 해명이 아님은 그들 스스로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댓글들이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 실토하기도 했다.
물론 그 댓글들조차, 그들의 '치고빠지기' 식으로 곧바로 지워버릴까 봐, 모두 프린트와 다운로드를 해 두었다(지우지 않기를 바란다!).

주공은 전국적인 조직망을 통해 지난 학술대회 발표자들을 상대로 로비에 들어간 것 같다.

무슨 말인고 하니, 어느 지방의 주공 지부(支部) 직원이 그 곳의 교수를 방문하여 정중히 도움을 청하였다고 한다. 아니, 앞으로 발표와 토론을 할 때 양측을 균형있게 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한다(개인적 문제여서 그 이름은 생략한다). 그것이 압력인가, 로비인가, 아니면 지난 행사에 대한 항의방문인가?

대한민국의 주택공사와 그 지부는 이런 일을 하는 기관인가? 도대체 주공이라는 국가공기업이 하는 일이 이런 일인가? 아니면, 주공 본사의 일부 권력(權力) 가진 부서 직원들의 행태만 이렇게 고압적인 것인가?

학회와 학자의 개인적 명예훼손과 모욕을 입히고, 거대 국가공기업의 위력으로써 소박하고 힘 없는 일개 학자의 입을 막아버리려고 하는, 개인의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려고 하는 것이 과연 그냥 넘어갈 일인가?

심지어는 "나중에 통합되면 그 통합공사와 잘 지내야 하지 않겠냐"며 회유성 내용의 글을 보내는 것이, 우리가 참고 넘어갈 성질의 것인가? 앞으로 적당히 공생하자는 것인가? 도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이제 이것은 나 혼자만의 명예훼손과 모욕의 문제로 그칠 일이 아닌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이것은 무주택 서민들의 눈물을 거두어 먹고 살아가는 주공이, 백 원, 천 원이 아까워 밖을 나가지 못하고 라면으로 매 끼니를 때우는 그 힘든 임대주택 주민들로 하여금 피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일이다.

한쪽으로는 온갖 부패(腐敗)의 온상으로서, 다른 한쪽으로는 비판 학자(批判學者)들의 목을 옥죄며 입을 틀어막아버리려고 위력과 로비를 하는 기관이 주공인가?

이제까지 주공은 그런 방식으로 기업을 키워왔는가?

그리고 그렇게 하면 모두 먹혀들었는가?

어제 오늘, 온 종일 국회 '공기업 특위'의 논의를 지켜보면서, 다시 한번 주공과 토공의 통합은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확신을 더욱 갖게 되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주공이 이렇게도 대단한 위력을 가진 기관인가 하는 것도 새삼 다시 깨달았다.

나 역시 지난 주택법 개정이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등 각종 입법의 제․개정에 깊이 관여하는 등 그렇게 무명(無名) 교수가 아닌데도, 그들 눈에는 한낮 용역이나 구걸하러 오는, 자기들에게 굽신거리는 교수들 중 하나로 보였던가 보다. 그들이 이러한 시각으로 학회와 교수에 군림하는 이상, 그들의 이러한 행위는 더 이상 두고 보지 못한다.

주공은 더 맑아져야 하고, 더 깨끗해져야 한다...
주공 스스로 내부의 자정을 해야만 한다.

일부(一部) 권력 있는 부서 직원들'만'의 사고와 행태가 그런 것이라면, 내부적으로 그들의 행위의 당부(當否), 적부(適否), 그리고 범법(犯法) 여부에 대해 고해성사를 하듯이 그들을 과감히 조직에서 도려내야만 한다.

그것만이 지금의 주공이 살아날 길이다.

내가 알고 있는 주공 직원들에게는 이 글로 인해 미안한 마음을 밝힌다. 그러나 보다 개선된 주공이 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자정의 소리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밝힌다.

앞으로 주공의 개선을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척 많아진 듯하다.


[덧붙이는 글]
순수하게 주공 본래의 설립목적에 따라 본분을 잘 수행하고 계시는 주공의 평범한 직원들에게 이 글을 드립니다. 읽고 의견을 주시면 겸허히 수렴하겠습니다. 다만, 이 글에 대하여 왜곡된 시선으로 보지 마시고, 글쓴이의 마음을 가슴 깊숙히 들여다 보신 후에 본인의 소속과 성명을 밝히고 댓글이나 메일을 보내주십시오(msdr89@hanmail.net). 주공의 위력을 새삼 느끼며, 악성 댓글에 대하여는 사이버수사대에 수사요청을 해 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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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독일 뮌스터(Muenster)대학교 법과대학(법학박사), (현)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위원, 국회 입법지원위원, (현)한국지방자치법학회/한국토지공법학회/한국비교공법학회 부회장, (전)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보, 동아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한국공법학회 연구이사, 사법시험(2005, 2007) 및 행정고시(2003, 2001) 2차시험위원,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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